[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과 자동차 운반선 입항 수수료 부과라는 이중고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사업 다각화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관세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향후 전략적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다.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PCTC) '글로비스 센추리'호. (자료=현대글로비스)

1분기 깜짝 실적, 연간 가이던스 상회 전망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2025년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8% 증가한 5186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인 4840억원을 8% 초과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난 51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연초 제시했던 가이던스 상단인 1조9000억원을 무난히 넘는 것이다.

주요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물류 2130억원(+17%), 해운 1300억원(+57%), 유통 1670억원(+39%)으로 예상된다. 주요 사업 수익성이 모두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운반선(PCTC) 영업이익률은 운임 인상과 용선료 비용 부담 완화로 2년 만에 10%대를 회복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중국 상하이 월드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월드 브레이크벌크 엑스포 2025’에 참가했다. (자료=현대글로비스)

트럼프 관세위기 사업 다각화로 극복나서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선박에 대한 거액의 입항 수수료 부과에 이어 자동차운반선에도 차 1대당 15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현대글로비스에게 분명한 부담이다. 전체 매출에서 완성차 운반 관련 매출은 약 15%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차그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 운송 대신 반조립부품(CKD) 운송이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 CKD 매출은 11조4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했다. 다만 완성차 판매량이 주춤한 상황에서 CKD 발주처인 해외 완성차 공장들이 향후 생산 물량을 보수적으로 조정할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현대글로비스는 관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자동차 운반에 치중됐던 해상운송 포트폴리오에 연료 운송 분야를 더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특수화물 해상운송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대글로비스는 에어인천 인수를 통한 항공물류 사업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소시어스한국투자제1호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에 34.51% 지분을 보유하며 에어인천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확보했다. 연내 완공될 인천공항 글로벌물류센터(GDC)와 에어인천 화물사업 간 협업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향후 5년간 연평균 신규 항공화물 약 2만5000톤 취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2030년까지 연 매출액 40조원을 넘어서는 글로벌 종합 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총 9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무디스는 현대글로비스의 영업이익률이 '2023년~2024년 6.0%~6.2%'에서 '2025년~2026년 6.3%~6.5%'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전문가는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완전한 리스크 해소는 어렵다"면서도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화 전략과 함께 항공물류, 에너지 운송 등 사업 다각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관세 리스크를 상쇄하고 오히려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