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하이트진로·롯데칠성..성장세 꺾인 주류 3社, 지속 성장 고민 깊어

오비맥주, 매출 1조 5000억원 추정 ‘보합’.. 카스 의존도 높아
하이트진로, 과도한 마케팅 비용 투입이 독 됐나.. 영업익 38.46% 줄어
맥주에서 부진하는 롯데칠성음료, 맥주 매출 전년비 18.02% 감소

서재필 기자 승인 2024.03.15 07:00 의견 0

최근 주류 3사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주류 시장을 이끄는 3사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성장 폭이 둔화되면서 지속성장에 빨간 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주류 부문 매출은 2조 2923억원으로 전년대비 0.40% 상승에 불과했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주류 부문 매출은 전년대비 7.17% 감소한 7190억원을 기록했다.

오비맥주의 경우 모기업이 외국기업이라 자세하게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조 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카스를 바탕으로 주류 시장점유율을 견조하게 유지했지만 2022년 매출과 비교하면 보합세다.

주류 3사는 코로나 시기 실적 부진을 겪은 후 지난해 실적이 반등했지만, 1년만에 다시 성장세가 꺾였다. 해당 기업 관계자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외식 수요가 감소하면서 일시적인 감소로 바라보지만 업계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스가 주류 시장 전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오비맥주가 출시한 한맥은 출시 당시부터 부진을 겪고 있다. 하이트진로나 롯데칠성음료는 다양한 주류 카테고리를 출시했지만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의 켈리(자료=하이트진로)


■ 주류 업계 실적 부진, 당분간 지속 전망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맥주 매출은 7288억원으로 전년대비 5.42% 증가했지만 주력인 소주 매출이 0.35% 감소한 1조 2856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과감하게 진출했던 수입맥주 및 수제맥주 시장에서 고물가 상황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맥주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던 테라의 매출 의존을 탈피하기 위해 출시한 켈리가 출시 36일만에 100만 상자를 판매하며 국내 맥주 브랜드 중 최단기간 판매 기록을 달성하는 등 호실적을 거뒀으나, 과도한 마케팅 비용 투입도 독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판매관리비는 8800억원으로 전년대비 16.6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18억원으로 38.46% 줄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고물가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 시장 활성화에 걸리는 시간은 지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올해 전반적인 주류시장 회복은 더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테라만의 이미지를 활용한 다양한 업사이클링 활동, 소주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한 여러 상품 출시로 시장 선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출시한 맥주 신제품 크러시(자료=롯데칠성음료)

반대로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부문 매출이 오른 반면 맥주 매출이 하락했다. 지난해 소주 매출은 전년대비 18.52% 신장한 404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맥주 매출은 18.02% 감소한 806억원에 불과하다.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 새로를 출시하며 소주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지만, 맥주인 클라우드와 오리지널 크러시 등은 여전히 부진의 늪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확산에 맞춰 저도수 제로 슈거 소주로 시장 입지를 다졌다. 반면 국내 맥주 시장은 라거 계열 맥주가 주를 이루고 있어 다양한 수입맥주 및 수제맥주의 수요 증가로 인한 경쟁 심화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카스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업계에 따르면 카스가 맥주 시장의 42%를 차지할 만큼 높은 위상을 보이고 있지만, 오비맥주 매출에서 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하는 만큼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시장 전반에 걸쳐 원자재값 인상과 고물가로 인해 실적이 주춤하고 있다.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으로 지난해부터 쉽사리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실적 부진에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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