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진짜 지배구조 개혁의 시작

이사회, CEO 후보군 3인 압축…이번주 1인 최종 확정
KT 측 “8월?말 신임 대표 선임 마무리…내부적으로 기대”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7.31 11:09 | 최종 수정 2023.07.31 20:11 의견 0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검찰의 ‘KT 일감 몰아주기’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임 경영진 논란으로 지배구조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KT가 새로운 수장 맞이에 막판 힘을 쏟고 있다. 오랜 경영 공백으로 정상화에 난항을 겪은 KT가 차기 CEO 선임에 속도를 내면서 ‘지배구조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2일까지 접수된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을 대상으로 서류 심사 및 비대면 인터뷰 등을 통한 후보 압축 과정을 거쳐 3인의 심층면접 대상자를 선정했다.

KT에 따르면 대표이사 후보 심층면접 대상자는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등 3인이다. 박윤영 전 KT 사장은 KT 정통맨으로 내부 사정에 밝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은 디지털전환(DX) 분야에 강점으로 KT의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략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차상균 서울대 교수는 AI 빅데이터 전문가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3일부터 약 3주간 기업경영 전문성, 산업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등 정관 상의 대표이사 후보 자격요건 관점에서 서류 심사와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해 숏리스트를 확정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심사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제출한 지원 서류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의 평가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비대면 인터뷰 이후 위원들 간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심층 면접 후보 3인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공정성’ ‘형평성’에 대한 강조로 해석된다.

앞서 KT는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대표이사 후보 공개모집을 통한 후보군을 확정했다. KT 측은 공개모집 결과 총 20명이 지원했으며 0.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와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각각 1명, 6명의 후보를 추천받아 총 27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권 카르텔 등 논란을 의식했던 KT는 차기 대표 후보에 대한 명단을 공개하는 행보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숏리스트 확정까지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를 위해 KT는 인선자문단 명단 역시 공개하지 않는 등 철저한 보안 속에서 차기 CEO 선임에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3인의 후보군에 대한 업계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배경 역시 KT의 이러한 신중함과 맞닿아 있다. 일단 정치권 인사들이 전원 탈락했다는 점에서 ‘이권 카르텔’ 논란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시각이다. 또한 ‘CEO 자격 요건 변경’ 논란과 관련해서도 ‘전 KT 사장’ ‘전 LG CNS 사장’ ‘AI·빅테이터 전문가’ 등이 이름을 올린 만큼 ‘ICT 경험 부재’ 우려에 대한 고심이 담겼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2년 민영화 이후 낙하산 인사와 KT 출신의 잇단 CEO 발탁, 현직 CEO 검찰 수사까지 ‘CEO 리스크’를 겪어왔던 KT가 이번 CEO 선임에 더욱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진짜 지배구조 개혁’의 ‘절실함’이다. 내부적으로도 오랜 경영 공백에 따른 조직의 안정화를 위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외풍’ ‘이권 카르텔’이라는 수식어를 뗄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규 이사진을 비롯해 차기 CEO가 전임자들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강한 ‘책임’이 요구되는 이유다. 특히 숏리스트 3인 명단이 공개된 후 업계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일명 ‘지라시’까지 나오면서 여론전 양상이 가열되고 있다. 이러한 불필요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KT는 CEO 선임 절차에 대해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KT 측은 한국정경신문에 8월 첫째주 최종 1인을 확정할 계획이며 해당 후보는 8월 말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이승훈 위원장 역시 “후보 3인에 대한 심층면접 심사를 진행해 KT 대표이사 후보 최종 1인을 확정할 계획”이라면서 “해당 후보는 8월 말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KT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의 계획대로 CEO 단독후보 추천이 마무리 된 후 8월 말 신임 CEO를 최종 승인하게 되면 반년 이상 표류 중인 경영 리스크에 반등의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T는 지난 4월 ‘New Governance 구축TF’를 구성하고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돌입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대표이사 및 이사 선임 절차, 이사회 역할 등 대외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는 선진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해 빠른 지배구조 정착을 통한 경영 안정화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KT 측은 TF가 마련한 개선안에 따라 주주 추천 후보를 포함한 사외이사 후보군을 구성하고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신임 사외이사를 6월 말 선임하며 이후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조속히 추진해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를 7월경 확정할 계획을 내놨다. 지금까지 KT가 밝힌대로 신임 CEO 선임을 위한 작업이 진행돼온 셈이다.

이제 최종레이스만 남은 상태다. KT가 그동안의 우여곡절을 뒤로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통신회사로 다시금 도약할 발판을 마련할지, 새로운 리더의 등장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T 관계자는 “3인 후보군에 대한 다양한 시각은 당연히 존재할 것으로 예상했던 부분”이라면서 “이번주 내로 3인 후보군 중 최종 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신임 CEO 선임 절차와 관련해 기존 계획대로 신임 사외이사 선임과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까지 순조롭게 진행해왔다”면서 “ 8월 말로 예상되고 있는 임시주총을 통해 신임 CEO 선임 절차가 이뤄질 전망으로, 새로운 대표 선임이 임박하면서 내부적으로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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