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투명’ 강조한 KT, 새 CEO 선임 절차 비공개 왜?

대표이사 후보 공개모집·추천 통한 최종 27명 마감
인선자문단 구성 마무리…후보·자문단 등 명단 비공개
KT “개인정보 보호·외부 개입 차단·공정성 확보 차원”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7.17 11:05 | 최종 수정 2023.07.17 14:18 의견 0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벌써 네 번째다. KT가 우여곡절 끝에 차기 대표 선임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구현모 전 대표의 재판 등 잇단 논란 속 반년째 표류 중인 ‘KT 새 수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대표이사 후보군을 확정하며 경영 공백 메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신임 CEO 선임 요건을 둘러싸고 일부 잡음과 세간의 우려를 뒤로하고 후보자의 정당성 확보가 최대 관건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KT가 기존 방식과는 다른 선임 절차 행보를 보여 주목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대표이사 후보 공개모집을 통한 후보군을 확정했다. KT 측은 공개모집 결과 총 20명이 지원했으며 0.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와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각각 1명, 6명의 후보를 추천받았다고 밝혔다. 총 27명의 후보군으로 압축된 셈이다.

KT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규정상 사내 후보군 자격요건(그룹 부사장 이상 및 재직 2년 이상 등)을 충족하는 사내 후보자들을 포함해 본격적인 심사 절차에 돌입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은 심사의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이번 대표이사 후보에 참여하지 않음은 물론, 선임 과정에도 관여하지 않을 예정이며 KT 경영안정화에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KT는 설명했다.

KT에 따르면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대표이사 후보 심사의 객관성 강화를 위해 기업경영 전문성, 산업 전문성, 리더십·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외부 전문가들로 인선자문단을 구성한다. 인선자문단은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에 대해 서류 평가 의견을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전달하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인선자문단의 의견을 참고해 대표이사 후보를 압축할 계획이다.

■ 27명 후보자 명단·인선자문단 비공개…선임 절차 변화 이유

오랜 리더십 공백을 끝낼 차기 대표 후보자 선출 작업에 돌입한 KT의 행보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직전 경선에서 공정성과 투명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차기 대표 후보에 대한 명단을 공개한 것에 반해 후보군 27명에 대한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KT는 지난 2월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를 모집하고 최종 심사 대상자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선임 절차 변화를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누가 지원했고 누가 추천을 받았으며 사내 후보자 대상이 누구인지 등에 대해 공개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후보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KT 제2노조는 “지원자는 자천인지, 어느 주주의 추천인지 공개하고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심사자, 심사과정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업계에서는 후보군으로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남규택 전 KT마케팅부문장, 김기열 전 KTF 부사장, 이기주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최두환 전 포스코ICT 대표이사, 차상균 서울대 교수,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채종진 전 BC카드 사장,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 배순민 KT융합기술원 소장(상무),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권은희·김성태 전 국회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후보자를 추리는 숏리스트 작업은 인선자문단이 주도할 전망이다. 이후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심사를 통해 신임 CEO 후보를 압축한다. 앞서 KT는 지난달 말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7인으로 구성된 신임 사외이사를 선임한 바 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됐다. 인선자문단 역시 최근 최종 확정됐지만 KT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KT는 이번에 모집된 대표이사 후보군에 대한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8월 첫째주 최종 1인을 확정할 계획이며, 해당 후보는 8월말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된다.

한편, KT는 이사회 의장으로 윤종수 이사(김앤장 법률사무소 상근 고문),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으로 이승훈 이사(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를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총 27명에 대한 후보군 비공개는 후보자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번에는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면서 “나중에 최종 후보로 압축되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임 절차 변화에 대해서는 “직전 경선과는 다르게 후보군이나 인선자문단 비공개를 결정한 이유는 이들의 명단이 밝혀지면 개개인에 대한 개입의 여지를 줄 수 있고, 외부의 영향력이 들어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명단이 공개돼 득이 될지 아닐지 정확한 효과를 알 수 없다”면서 “공정성을 위해 이사회가 비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선자문단은 현재 구성된 상황으로, 이들이 의견을 내면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최종 결과를 낼 것”이라면서 “인선자문단의 의견이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역할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명단 비공개 결정이 그 이유”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