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빅4, 1분기 성적표 놓고 '희비'..'분기 역대 최대치' 한화솔루션 생존 비결은

한화솔루션, 유가 상승 부담에도 매출 24%↑
LG화학,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 35.5% 감소
금호석화 영업익 26.7%↓·롯데케미칼 13일 발표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5.06 12:53 의견 0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4대 석유화학사 (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한화솔루션)이 1분기 성적표를 놓고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다. 유가 상승에 수요 둔화로 줄줄이 실적에 타격을 입은 가운데 한화솔루션이 석유화학 부문 매출 호조로 본업 경쟁력을 과시하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2조97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5% 늘었다. 영업익이 1579억원으로 37.9% 줄었지만 본업인 석유화학 부문의 호조로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이다. 실제로 케미칼 부문은 같은 기간 매출 1조5481억원을 거둬 24% 뛰었다. 영업익도 2576억원으로 1.1% 올랐다.

한화솔루션은 이처럼 케미칼 부문에서는 선방했지만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1142억원의 영업 손실을 거두고 첨단소재와 갤러리아 부문에서도 각각 영업익이 58.3%, 25.6% 줄면서 전체적인 영업익 하락을 맛 봤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료가격이 올랐지만 가성소다 등 주요 제품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케미칼 부문은 2분기에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요 제품의 가격 강세로 견고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과 달리 유가 상승 여파와 수요 위축을 감당해야 했던 기업도 있다.

LG화학은 1분기 영업익이 1조2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7.3% 줄었다. 그럼에도 매출액 11조6081억원을 달성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찍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태양광 패널용 필름과 기저귀용 고흡수성수지 등 차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로 분기 최대 매출(5조9635억원)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같은 부문에서 영업익은 전년 동기(9838억원)보다 35.5% 감소한 6346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료가격 상승 등 업황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금호석유화학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2조1991억원으로 18.6% 증가했지만 영업익은 4491억원을 거둬 26.7% 줄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원료가 상승 및 석유화학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매출은 유지했다"면서도 "위생용 장갑 소재 NB 라텍스 가격 하락 및 구매물량 최소화로 경쟁 심화 지속돼 수익성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롯데케미칼도 씁쓸한 성적표가 예고됐다. 증권가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나프타(납사) 가격 부담 속에서 롯데케미칼의 올해 1분기 영업익을 1년 전보다 94% 급감한 38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본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13일 1분기 잠정 결산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석유화학업계는 최근 유가 고공행진으로 원재료 값이 오르고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비상이 걸렸다.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나프타 국제가격은 지난 2014년 3분기(915.68달러) 이후 최고치인 톤당 877.96달러를 찍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 재고가 줄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원유를 정제해서 만드는 나프타값도 덩달아 뛴 것이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을 좌우하는 나프타 가격이 상승한 점도 문제이지만 석유화학 수요 자체가 둔화한 것도 부담 요인"이라며 "업계 큰손인 중국이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주요 돗들에 대한 봉쇄 조치를 연장하면서 화학제품 거래량이 전반적으로 줄었고 가격도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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