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보다 대출금리 더 올렸다..“은행 폭리 막아달라” 국민청원 등장

4대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0.6%p↑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우대금리 없애
“대출 수요 억제책..은행 폭리 아냐”

윤성균 기자 승인 2021.11.09 14:26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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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진행되는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자료=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최근 은행권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대출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은행의 폭리를 막아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진행되는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 닷새째인 이날 오후 2시 기준 9006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가계대출 증가율 규제로 인해 총량이 규제된 결과 은행 및 금융기관들이 ‘대출의 희소성’을 무기로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없애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대출을 연장할때도 가산금리를 1%씩 높여서 연장해주곤 한다. 당장 갚을 돈이 없는 서민들은 울며겨자먹기로 고금리 연장을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나 채권금리보다 은행의 가산금리가 더 먼저 더 크게 올라가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게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로 인한 결과로 원하던 그림이었떤 것인가?”라며 꼬집었다.

청원인의 지적처럼 실제 은행권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31∼4.814% 수준이다. 이는 8월 말(2.62∼4.19%)과 비교해 하단과 상단이 각 0.69%포인트, 0.62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고정금리인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의 상승 폭은 더 크다. 같은 기간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연 2.92~4.42%에서 3.97~5.37%로 올랐다.

한국은행이 이달 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면 연내 주담대 금리가 6%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출금리가 이토록 가파르게 상승한 원인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인상 영향도 있지만 시중은행들이 가계부채 규제 하에 우대금리를 줄인 탓도 크다.

KB국민은행은 앞서 지난 9월 주담대와 전세자금 대출의 우대금리를 0.3% 없앴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27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에 대한 우대금리 항목을 없애 우대금리 최대한도를 0.3%로 줄였다.

NH농협은행도 지난 1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0.2~0.3%포인트씩 낮췄다. 농협은행은 앞서 지난달 22일에도 대면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 항목을 없앤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것은 상품의 매력도를 낮춰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대금리 축소로 폭리를 거두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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