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 막 올랐지만..환호해야 할 유통업계 '뼈아픈 침묵'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7.23 11:07 의견 0
김성아 생활경제부 기자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1년을 더 기다린 2021 도쿄올림픽의 막이 드디어 오른다.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은 지난 22일 올림픽 남자 축구 첫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전국 어디에서도 5년만의 올림픽 개막에 대한 들뜬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스포츠 특수에 환호성을 내지르던 유통업계 또한 ‘뼈아픈 침묵’을 고수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곳은 이마트·홈플러스·롯데온·CJ제일제당 등을 제외하면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식품이나 주류업계도 마찬가지다.

올림픽은 유통업계에게 최고의 ‘특수’나 마찬가지다. 국가 대항 스포츠 경기에 국민들은 너나할 것 없이 똘똘 뭉쳐 축제 분위기를 내고 그 과정에서 소비되는 주류·먹거리 및 소비재들에 매출이 급등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도쿄올림픽은 국내와 시차도 없어 더 많은 응원인구를 모집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몇 년 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로 기대감은 한 번에 사라졌다. 올림픽 개막 직전까지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지면서 유통업계는 특수를 준비할 시간도 뺏겼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림픽 진행 여부부터 갈팡질팡한 상황에서 무관중 경기에 최근 반일감정까지 격해지면서 프로모션 준비를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이번 올림픽은 열대야 등 여름시즌에 간단한 간편식 등 야식을 주요 상품으로 할인 혜택을 증정하는 정도로 시즌을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유통업계가 침묵을 유지해야만 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바로 길어진 코로나19 상황에 뿔난 소상공인이다.

정부는 지난 12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했다. 4단계 특별 조항은 오후 6시 이후 2인 초과 집합 금지다. 그리고 23일 정부는 거리두기 4단계를 2주 더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외식업 등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SNS나 차량시위 등을 통해 지난 1년 반 동안 매출 하락에 밀려 장사를 접는 등 아픈 선택을 해야 했던 자신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는 기업들은 특수 시즌에도 사회적 분위기에 공감해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변이다.

한 배달앱 관계자는 “함께 고생하는 외식업 자영업자 분들을 위해서라도 조용히 있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올림픽 시즌은 여러 상황을 이유로 프로모션 없이 현상 유지를 이어가는 것에 집중할 예정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모두가 즐거워야 할 세계인의 축제가 감염병 하나로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지난해 올림픽이 한 해 미뤄지면서 2021년에는 코로나19를 종식시키고 즐거운 분위기로 친구·가족들과 야외에서 응원전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물거품이 됐다.

올해는 꼭 코로나19로 지친 상황에서 벗어나 내년에 있을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예년과 같은 축제 분위기로 업계 전체가 다시 들뜰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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