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남혐에 갑질까지..GS리테일, MZ세대 맘 돌릴 수 있을까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5.28 14:29 의견 0
김성아 생활경제부 기자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GS홈쇼핑 인수의 닻을 올린 GS리테일의 항해가 시작됐다. 과제는 하나다. GS리테일이 핵심 소비층으로 꼽은 MZ세대의 마음을 돌려세우는 것.

GS리테일은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GS홈쇼핑과의 합병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당초 GS리테일의 악재로 합병에 변수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과 다르게 이변은 없었다.

GS리테일은 합병 이후 5년 안에 25조원 매출 달성 등 업계 1위를 향한 목표를 세웠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디지털 커머스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 리딩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디지털 커머스의 주요 소비층은 MZ세대(1980년대 초~2010년대 초반 출생 세대)다. 유통가가 최근 온라인 플랫폼 개발과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MZ세대의 유입 때문이다. 이에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유통가 주요 화두가 됐다.

특히 GS리테일은 고객 구성비 중 30대 이하 MZ세대가 60%대로 MZ세대와 매우 친밀한 기업이다. 패션플랫폼 무신사와의 협업과 신한은행과 함께 MZ세대 겨냥 금융상품을 만드는 등 MZ세대를 타겟으로 한 사업도 많이 개진하고 있다.

이에 합병 법인에서도 미래 주요 소비계층인 MZ세대의 유입을 GS리테일에서 담당하며 중장년층을 주요 타겟으로 하는 GS홈쇼핑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근 GS리테일에 이어진 악재는 모두 MZ세대의 가치관과 반(反)한다.

다른 세대에 비해 불공정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MZ세대는 일상생활 속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불공정에 대해 경험하고 이에 대한 목소리를 낸다. 특히 젠더갈등과 갑질 등은 MZ세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점이다.

GS리테일은 지난 한 달간 남혐과 갑질 이슈 모두를 겪었다. 홍보 포스터가 촉발한 ‘손가락 남혐 사태’는 유통가 전체로 번졌다. 도시락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은 사실은 이 사태에 불을 지폈다.

이후 GS리테일에는 남혐·갑질 기업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아직도 회복을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 출시한 메로구이·갈비살·민물장어로 구성된 혼밥족 도시락에서 첫 자만 따면 ‘메갈민족’이라는 등의 억지 논리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프레임으로 촉발된 억지 논란이다.

동종업계 관계자는 “논란이 시작된 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프레임으로 인한 피해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라며 “편의점·랄라블라 등 주요 사업이 MZ세대와 접점이 큰 만큼 빠른 해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GS리테일의 합병법인은 7월 1일 출범한다. 격변하는 유통가에서 초대형 합병 법인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현명한 대처로 MZ세대의 마음을 돌려세워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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