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화의 기업탐정] 한국타이어 조현범, 분쟁·리스크 아닌 경영·사업 그립다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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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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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1위 타이어사가 오너일가 집안 싸움과 최고경영자(CEO)의 사법리스크로 연일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업계 화두인 전기차 타이어 시장 선점을 향한 노력과 성과가 비교적 묻히는 게 아쉽다. 모두 한국타이어 얘기다.
경영과 사업이 아닌 경영권 분쟁과 재판에 관심을 빼앗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회장이 이 중심에 있다.
그가 최근 이사회에서 빠진 것을 두고 업계 안팎의 여론이 술렁이는 이유다. 한국타이어는 지난달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삭제했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사내이사는 상시 출근해 업무하고 이사회에서 의사결정 참가 자격을 갖는 자리다. 때문에 조 회장이 법정구속 이후 경영일선에 복귀한 지 4개월 가까이 된 시점에 책임경영을 외면하고 있단 반응이 피어오른다.
앞서 조 회장은 작년 3월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됐다가 8개월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이에 대한 재판은 끝나지 않았다. 그가 사내이사를 포기할 만큼 의식하고 있는 사안으로 거론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권을 놓고 오너일가 형제들의 분쟁 불씨가 남아있는 점도 조 회장이 신경쓰는 대목 중 하나로 언급된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전 고문 등 오너가 3남매는 지난해 말 사모펀드 MBK와 함께 그룹 경영권 쟁탈을 위해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무산됐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드러내며 조 회장과 분쟁 지속을 예고했다.
내홍과 법적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를 동안 한국타이어는 긴장 속에서 대규모 R&D 투자와 전동화 트렌드 대응에 나서야 한다.
조 회장이 이사회에서 빠진 만큼 이수일 부회장이 이같은 전략 방향을 직접적으로 실천하고 이끌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 오너 공백이 길어질 당시 비상경영체제로 한국타이어를 이끌어 왔다. 앞선 주총에선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이에 대해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사법리스크가 있으면 부담감과 투자자 불안을 의식해 통상 등기임원을 내려놓는 경우가 많고 과거 삼성 이재용 회장도 부회장 시절 이런 이유로 등기임원을 내려놓았다”며 “오너의 빈자리는 다른 임원이나 이사회를 통해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돌아온 회장님’의 적극적인 경영 노하우 증명과 신사업 및 투자 지휘를 기대하는 건 당분간 어려워졌다. 사내이사로서 책임경영을 입증하는 모습이 아닌 재판과 형제간 갈등에 휘말린 오너로 각인되는 시간이 늘어난 셈이다.
일각에선 조 회장이 사내이사직만 내려놓았을 뿐 회장으로서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비판 범위를 넓혔다. 그의 앞선 행보가 이런 ‘비판의 굴레’를 만들었단 지적이 나온다.
조 회장은 지난해 9번의 이사회 중 사내이사로서 단 한 번 참여했다. 물론 9개월 동안 구속기소돼 정상적 직무 수행을 못했다. 그러면서도 78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건 주주들에게 눈엣가시다.
결국 조 회장이 신뢰를 회복할 열쇠는 그간의 공백이 무색한 경영력을 입증해 그룹 지배력을 굳건히 할 만한 인물이란 점을 부각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주주와 직원들이 오너의 사내이사 자진 철회 결정을 책임경영 회피가 아닌 반성 차원으로 받아들이게끔 노력해야 한다. 조 회장의 다음 소식이 리스크나 사건 수습이 아닌 경영 의지를 드러내는 행보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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