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몰래' 사라진 카드포인트 980억원..어디로 갔나 봤더니

포인트현금화 서비스로 소멸 포인트 감소세
소멸포인트, 카드사 수익으로.."사회공헌 활용"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5.12 14:00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오랫동안 찾아가지 않아 사라진 카드포인트는 어디에 쓰일까. 지난해만 981원에 달하는 카드포인트가 소멸된 것으로 나타나 카드업계의 포인트 활용 방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2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카드) 포인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쓰지 못하고 소멸된 카드포인트는 981억원으로 집계됐다.

소멸된 카드포인트는 2016년 1198억원에서 ▲2017년 1151억원 ▲2018년 1024억원 ▲2019년 1017억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멸액 감소에는 카드사가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넓히는 추세에 현금화 서비스가 더해진 영향이 있다"며 "올해부터 포인트 현금화 이용이 활성화된 만큼 내년 통계에 감소치가 눈에 띄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카드 포인트 현금화 서비스'가 도입된 올해를 기점으로 소비자의 포인트 수거 및 활용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설명이다. 이 서비스는 여러 카드사에 흩어져 있는 카드포인트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제도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여신금융협회의 '카드포인트 통합조회·계좌이체' 앱·홈페이지 또는 금융결제원 '어카운트인포'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이 서비스는 시행 첫날부터 서버가 먹통될 만큼 사용자가 폭주했다. 자투리 포인트를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는 장점에 서비스 이용률은 꾸준히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서비스가 도입된 지난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카드포인트 현금화를 신청한 건수는 681만건, 이용금액은 7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일평균으로는 91만건이 신청됐으며 103억원이 현금화된 것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포인트는 통상 5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카드사마다 기한 없이 남겨두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잘 살피면 좋다"며 "현금화 서비스 먹통을 방지하는 시스템이 도입되면 이용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계좌이체 홈페이지 화면 [자료=여신금융협회]

소멸한 카드포인트는 매년 줄고 있지만 여전히 1000억원에 달한다. 전부 카드사 수익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보다 효율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속에서 신용카드 포인트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됐다며 사용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윤창현 의원은 "각 회사들은 여건에 맞는 이벤트 등을 통해 소멸시킨 포인트(981억원 규모)의 일부를 환급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소멸액을 카드사가 거두는 건 맞지만 대부분 사회공헌 취지로 활용하기 때문에 수익 창출 의미로 해석하긴 어렵단 입장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각 카드사들이 매년 소멸된 카드포인트를 신용카드 사회공헌재단에 기부해 소아암 재단 지원과 농촌 봉사 등 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물론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소멸되는 포인트가 여전히 많은 만큼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실용성을 넓히고 현금화 제도 홍보를 확대하는 등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포인트 현금화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방금 카드포인트 현금화 서비스로 5만원 받음", "이런거 주기적으로 알려줬으면 좋겠어", "그러고보니 포인트로 뭘 해본 적이 없네", "아빠 해드려서 100만원 넘게 받았다", "엄마거 해줬는데 천원 가량 나왔고 소멸된 거도 엄청 많을 듯", "올 초에 찾았는데 또 1만1000원 쌓였네?", "매달 200만원은 쓰는데 왜 포인트가 없나"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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