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카카오뱅크, 당기순익 8배 급증..올해 기업대출 첫 걸음

출범 3년반만에 순익 1천억 시대 열어

조승예 기자 승인 2021.02.03 15:08 의견 0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 [자료=카카오뱅크]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출범 3년 6개월 만에 연간 순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는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과 기업대출을 확대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 지난해 당기순익 1136억원..전년비 8.3배 증가

카카오뱅크는 지난 2일 온라인으로 프레스톡을 열고 지난해 잠정 당기순이익이 11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8.3배 늘어난 수치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연간 순이익 137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흑자 전환한 뒤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총자산은 26조6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9260억원 증가했다.

대출 자산 증가에 따른 이자 부문의 수익이 증가하고 증권계좌개설 신청서비스, 신용카드모집대행, 연계대출 등의 고른 성장에 따른 수수료 수익이 대규모 ATM 비용을 넘어서면서 수수료 부문도 연간 기준으로 첫 흑자를 냈다.

수수료부문 순익은 68억원, 순이자손익은 4080억원이다.

순이자마진(NIM)은 1.68%, 연체율은 0.22%였다. 총자산은 26조6500억원으로 전년대비 3조9260억원 가량 증가했다. 자본은 전년 말 1조6787억원에서 1조원 규모 증자한 영향 등으로 2조7970억원으로 늘었다. 2020년말 BIS비율은 20.03%다.

■ 이용자 1540만명..50대 이상 고객 유입↑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 계좌 개설 고객은 1360만명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 Mini 고객과 내신용정보, 모임통장 회원 등 계좌는 없지만 카카오뱅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까지 더하면 이용자는 1540만명에 달한다. 1년 사이 약 300만명이 늘어났다.

특히, 50대 이상 중장년층 고객 유입이 눈에 띈다. 50대의 경우 인구 대비 고객수 비율인 침투율이 2019년말 11.8%에서 지난해 말 17%로 상승했다. 60대 이상에서도 점진적으로 고객수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고객 증가율 대비 고객들의 활동은 더 활발해졌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를 통한 이체건수는 6억4000만건으로, 전년 대비 36% 늘었다. 이체 금액은 131조원에서 100조 이상 늘어난 234조원으로 전년 대비 80%이상 증가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카카오뱅크 계좌를 활용률이 높아졌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점차적으로 주거래로 사용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입출금통장의 1인당 평균 잔액이 전년 대비 40% 가량 늘었고 자동이체건수도 7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자료=카카오뱅크]

■ 하반기 중·저신용자 대상 무보증·무담보 상품 출시

카카오뱅크는 올해 고신용자 대출 증가를 억제하고, 중금리,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규모를 전년보다 더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윤 대표는 "2021년은 카뱅 퍼스트의 영역과 경계를 '더' 확장하는 한 해로 목표를 정했다"면서 "올해 카카오뱅크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 중 한 영역이 중금리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정책중금리인 사잇돌대출과 자체신용에 기반한 중금리 대출을 약 1조원 가량 공급했다. 지난해에는 1조4000억원으로 4000억원 규모 늘어나는데 그쳤다.

윤 대표는 "2018년 10월 카카오뱅크는 매년 1조원 공급을 약속했다. 당시에는 중금리 대출 계획 규모가 적정하다고 판단했지만 카카오뱅크 자산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빨랐고 상대적으로 고신용자에게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중금리뿐만 아니라 대출 가능한 고객의 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한 데 이어 이날부터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를 0.34%포인트 인상했다. 대신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에 기반한 민간 중금리대출 상품인 '중신용대출'의 금리를 최대 0.60%포인트 내렸다.

하반기에는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에 기반한 중·저신용자 전용 상품을 출시해 본격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에 나선다.

윤 대표는 "중금리, 중·저신용자에 대한 구체적인 대출 규모는 금융시장 여건, 건전성, 리스크 현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작년과 비교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목적이 꼭 수익성만은 아니며 카뱅이 기본적으로 시장에 새로운 금융의 바람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다"며 "중저신용자 대출은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며, 실력이 잘 갖춰지면 굉장히 큰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 [자료=카카오뱅크]

■ 개인사업자 대출 하반기 출시..플랫폼 비즈니스 강화

카카오뱅크는 올해 기업대출 영역에도 첫발을 들인다. 첫 시작은 개인사업자 고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중기벤처부-신용보증재단중앙회, 인터넷전문은행 3사와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대출 상품을 준비해왔다. 올해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플랫폼 비즈니스 부문도 강화한다. 연계대출, 증권계좌개설서비스, 신용카드 모집 대행 등 제휴 회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연계대출은 지난해 1조5000억원의 대출 실행이 발생해 서비스 출시 이후 누적 기준 2조원을 넘어섰다. 증권계좌 개설 수는 누적 300만좌로 집계됐다.

해외소액주투자 서비스인 한국투자증권의 미니스탁도 카카오뱅크 앱과 연결해 24만좌가 개설되는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제휴신용카드서비스의 신청건수는 50만건에 달한다.

전통적인 수신 상품인 '적금'을 재해석한 26주적금은 올해 더 자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생활과 금융을 연결한 '26주적금 with'은 이마트, 마켓컬리와 함께 80만 계좌가 생겼다.

윤 대표는 "보통 은행권에서는 연간 10만좌 정도 개설되면 성공한 상품이라고 하는데 카카오뱅크는 각각 2주만, 총 4주만에 80만 좌가 새로 생겨났다"면서 "뱅킹과 커머스를 결합한 '뱅킹 커머스'는 2021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오른쪽)가 2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자료=카카오뱅크]

■ 비대면 기술 역량 강화..마이데이터 사업도 준비 중

비대면 기술 부문 역량도 확대한다. 실명 확인을 위한 신분증 촬영 및 인식, 비대면으로 제출한 서류에 대한 자동 인식과 심사 평가 프로세스 연결 등 비대면 기술 역량 고도화를 진행한다.

윤 대표는 "기술적 역량이야말로 카카오뱅크의 핵심 자산"이라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금융플랫폼 비즈니스 강화 등 카카오뱅크의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구현하고 보다 더 편리하게 카카오뱅크 앱을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은 바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정부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금융기술연구소'는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연구소는 핀테크, 테크핀 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인공지능, 보안, 비대면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계획도 알렸다.

윤 대표는 "2차 신청을 받을 때 신청할 예정"이라며 "마이데이터도 사업으로 보지 않고 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 대해서는 "지속 성장을 위한 자본 조달 차원"이라며 "상장 시점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관사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윤 대표는 "저는 언택트(Untact)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라고 생각한다. 만남을 부정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디지털 컨택이 맞다고 생각한다. 금융 또한 모든 부분에서 디지털 컨택트가 되도록 노력해왔고 앞으로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서도 디지털 컨택트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