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리 0%대 시대..카카오뱅크만 예금 이자 올린 배경은

조승예 기자 승인 2021.01.22 16:37 의견 0
카카오뱅크 오피스 [자료=카카오뱅크]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상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최근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으로 신용대출이 늘면서 예대율 관리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1일 신규 가입분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0%포인트(p) 인상했다.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은 0.10%p, 6개월 이상은 0.20%p 높였다. 기존에 만기 1년 기준 연 1.00%였던 정기예금 금리는 이날부터 연 1.20%로 올랐다.

자유적금은 만기 기간에 상관없이 0.20%p 높였다. 1년 만기 적금의 금리는 현재 연 1.10%에서 연 1.30%로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주식 빚투 열풍이 불면서 예대율 관리 차원에서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예대율이란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예금 잔액에 대한 총대출금 잔고의 비율이다. 자산구성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다. 예금보다 대출이 더 많으면 100%를 넘어간다. 이는 은행 건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이 예대율 100%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반대로 예대율이 너무 낮은 경우도 개선 대상이 될 수 있다. 예대율이 너무 낮을 경우 자금 경색 신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예대율은 지난 2019년 3분기 68.3%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4분기 71.8%로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78.5%)와 2분기(77.6%)에도 70%대를 유지하다 3분기부터는 80%대까지 예대율이 올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예대율은 86.3%으로 전 분기(81.5%) 대비 4.8%p 높아졌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저조했던 예대율을 반등할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여신 규모 자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예대율이 갑자기 상승할 경우 은행의 자본적정성과 건전성 지표에 부담이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카카오뱅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도 0.20%에서 0.26%로 0.06%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이 보유한 총여신 중에서 고정이하 여신 비율로 부실채권 현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여신의 건전성이 불량하다고 판단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수신 상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예·적금 금리를 인상했다"면서 "예대율 관리를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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