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네이버의 '기술 DNA'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네이버는 13일 서울에서 스타트업 투자 전문 조직 'D2SF' 출범 10주년 행사를 열고 지난 10년간 115개 초기 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해 생존률 96%, 누적 기업가치 5조2000억원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5년 내 문을 닫는 국내 창업 환경에서 이례적인 수치다. D2SF가 발굴한 스타트업들은 시드 단계에서 프리시리즈A까지 평균 18개월 만에 도달하는 빠른 성장세도 보여주고 있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우리는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개척자 성격의 기술 스타트업을 찾아낸다"며 "높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래 시장을 선도할 잠재력을 가진 팀들에 과감히 베팅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국내 최초 AI 반도체 칩 설계 기업 '퓨리오사AI', 로봇SW 분야 첫 상장사 '클로봇', AI 데이터 플랫폼 최초 상장사 '크라우드웍스' 등 각 분야의 선구자들이 탄생했다.

네이버와의 협업 시너지도 주목할 만하다. 전체 투자 스타트업의 64%가 네이버와 직접 협력 중이다.

물류 스타트업 테크타카는 네이버쇼핑과 협력해 '네이버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며 당일 출고율 99.9%를 기록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기술로 출발해 기술로 성장한 네이버의 DNA를 스타트업들과 공유하고 싶었다"며 "우수한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D2SF는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마련했다. 현재 D2SF 투자 스타트업의 81%가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양 센터장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진출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며 "더 큰 시장과 자본을 연결해주는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