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송호섭 대표, 리더십 시험대..‘브랜드 회복 및 리스크 관리’ 특명

글로벌 브랜드서 역량 발휘..브랜드 명성 강화 적임자로 판단
스타벅스 2조 매출 올렸으나 경질..리스크 대응 아쉬움 남아

서재필 기자 승인 2024.04.09 11:58 | 최종 수정 2024.04.09 12:14 의견 0

송호섭 bhc 신임대표(자료=bhc)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bhc 새 수장인 송호섭 대표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다.

지난해 11월 bhc의 지주사인 GGS는 기존 박현종 회장과 임금옥 대표 사임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새로운 대표로 스타벅스코리아 출신의 송호섭 대표를 선임했다.

당시 bhc 측은 당시 불투명한 경영 환경에 대비하고, 브랜드 명성 강화와 지속성장성 추구,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 컴플라이언스 체계 확립을 위해 송호섭 대표를 선임했다”고 배경을 알렸다.

송 대표는 10여년간 글로벌 기업의 국내 사업을 전담한 전문경영인이다. 나이키, 로레알, SC존슨, 엘러건, 더블에이, 스페셜라이즈드코리아, 언더아머 등 마케팅 및 영업 부문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이러한 이력으로 미루어보아 송 신임 대표가 bhc의 훼손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각에서는 스타벅스코리아에서 보여준 마지막 모습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현종 회장이 지휘할 당시 가맹점 수는 정보공개서 기준 1997개로 확장됐으나, 같은 기업이었던 BBQ와 10년간 30여건 소송전을 벌여온 데 이어 가맹점주들과 잦은 갈등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실제로 bhc는 박현종 회장이 직접 BBQ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해 자료를 무단으로 열람한 혐의를 받는 것은 물론 브라질산 닭을 가맹점에 공급하면서 높은 마진을 남기면서 가맹점주들과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그간 bhc 가맹본부의 경영 실태를 살펴보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갑질 여부 조사가 이해되는 부분도 많다. 새로운 송 신임 대표의 가장 큰 과제는 업계에 만연한 bhc의 갑질 이미지를 탈피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맹점주간담회를 열고 가맹점주들과 소통하는 송호섭 대표(자료=bhc)

■ 이미지 회복 총력..국내산 닭 전환 및 BBQ와 화해 제스쳐

송 신임대표 부임 이후 이미지 개선을 위해 다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bhc는 순살 메뉴 원료육을 국내산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앞서 순살 메뉴 원료육을 브라질산으로 대체해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빚었던 부분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로써 bhc는 모든 메뉴의 원료육을 국내산으로만 사용하게 됐다.

갑질 프랜차이즈 이미지를 벗기 위해 그간 비정기적으로 운영했던 가맹점주들과의 소통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bhc는 그간 기존 가맹본부에서 제안하는 안건을 가맹점에 통보하는 방식에서 송 신임 대표 부임 이후 협의회장단에서 가맹점주들로부터 회의 안건을 사전 접수 받고 이에 대한 개선 사안 및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전국bhc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원료육을 브라질산으로 변경하고 가맹점들에게 마진을 남겨 분쟁이 있었던 점을 제외하면 최근 가맹본부와 소통은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송 대표는 제너시스BBQ 윤홍근 회장의 모친상 빈소에 방문해 윤 회장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년간 여러 소송 다툼을 벌였던 두 기업의 수장이 이러한 자리에서 만난 것은 이례적이며, 송 대표의 화해 제스쳐로 관계 개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 스타벅스코리아 시절 송 대표, 리스크 관리에는 물음표

송호섭 대표는 코로나 시절 굿즈로 매출 다각화를 꾀하며 스타벅스코리아를 2조원 매출 규모 대형 커피 브랜드로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하지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 능력에 물음표를 보내는 이들도 많다.

송 대표는 스타벅스 대표 시절 막바지, 임직원 노동환경 및 처우, 발암물질 검출 논란, 보안 취약 문제 등 여러 논란을 겪었다.

앞서 2021년 스타벅스는 매장 업무 과중 및 잦은 프로모션 제품 출시로 매장 직원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특히 굿즈 상품 개발이 스타벅스코리아 매출을 끌어올리는 핵심 역할을 했지만 매장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늘렸다는 비판을 받는다.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면서 빚은 논란은 송호섭 대표 경질의 결정적 이유가 됐다. 지난 2022년 7월 e-프리퀀시 행사 상품으로 나온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음에도 스타벅스는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송 대표는 논란 직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했으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뒤늦게야 대응이 미숙했음을 인정했다. 해당 논란은 국정감사로까지 번지면서 송호섭 대표 경질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 대표 당시 사태 악화에 책임을 물어 경질됐지만, 이 사태를 경험으로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대한 역량을 키웠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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