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뜨거운 감자된 애플페이 수수료..현대카드 “다른 나라 몰라” 해명 급급
중국 0.03%·이스라엘 0.05%..“세계 최고 수준 수수료”
현대카드, 시장 독점적 지위 위해 과다 수수료 책정했나
신용카드 대비 적자율 0.46%↑..결제 늘수록 손실 커진다
김덕환 대표 “다른 나라 직접 비교 어려워”..원론적 답변만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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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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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국회 국정감사에서 현대카드가 시장 내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기 위해 애플페이에 세계 최고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손실을 고객들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지만 증인으로 출석한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이사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 정무위의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와 마크 리 애플코리아 영업총괄사장을 증인으로 소환해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수수료 관련 질의를 진행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현대카드가) 0.15%나 되는 수수료를 내면서 애플과 계약을 했는데 그에 따른 여러가지 지표들이 나오고 있다”고 운을 뗐다.
윤 의원은 애플페이가 일반 신용카드 대비 건당 결제 실적이 소액이라 수익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일반 카드의 건당 승인실적이 평균 5만2400원인데 비해 애플페이는 1만3343원이다. 편의점 결제에서는 건당 900원, 대형마트에서는 1만7000원, 백화점에서는 2만5000원이 더 적다.
그 결과 결제 수입률이 일반카드는 1.87%, 애플페이는 1.77%로 애플페이가 일반카드보다 건당 수익률이 0.11%포인트 낮다. 여기에 현대카드가 결제 건당 애플과 비자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더하면 일반카드 대비 적자율이 0.46% 더 높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3월 애플페이 출시 이후 8월까지 결제액 4935억원에 적자율 대입 시 현대카드가 입은 손실은 22억7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애플페이 결제비중이 높아지면 현대카드의 손실도 커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올해 상반기 12개 카드를 단종했다. 이 중 8건의 단종 사유로 수익성 악화를 제시했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 이후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고객 혜택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윤 의원은 “애플페이가 신용카드 시장 10% 점유시 애플·비자에 3417억원을 지급해야 된다는 추정도 있다”며 “현대카드가 기존 고객들에게 이를 전가 시키면서 소비자 보호에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는 “카드업 부문은 소비자의 편의를 우선시 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어떤 부분에서도 항상 소비자의 신뢰와 편의에 반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현대카드가 서비스 공급의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수수료 협상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 의원은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서비스 계약하면서 건당 0.15% 수수료를 지급하는 걸로 계약했다”며 “중국이 0.03%, 이스라엘이 0.05%인데 세계 최고의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대카드가 이렇게 높은 수수료를 주기로 했기 때문에 다른 후발주자들이 계약을 할 때도 이렇게 높은 수수료를 줄 수밖에 없다”며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서비스 공급의 독점적 지위 차지하기 위해서 이렇게 높은 수수료 제시한 것 아니냐”고 캐물었다.
이에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는 “(현대카드가)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최선의 협상을 다했고 각 나라와 회사의 수수료 정책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에 비교하기가 어렵다”고 얼버무렸다.
애플페이 수수료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애플페이가 국내에 들어올 때 조건으로 수수료를 가맹점이나 소비자에 전가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 아래 들어오게 했다”며 “수수료 문제는 현대카드와 애플 둘간의 이슈로 남아 있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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