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다음은?" HMM 민영화에 쏠린 눈..'현대맨' 김경배 사장 선임 배경 재조명

산은, 대우조선 '통매각'..HMM 민영화 신호탄 관측
인수후보군 현대차그룹·포스코그룹·SM그룹 등 거론
'현대맨' 김 사장 선임 배경 관심.."중요한 연결고리"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9.28 12:51 | 최종 수정 2022.09.28 17:16 의견 2
28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HMM 지분을 20.7%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김경배 HMM 사장. [자료=HMM]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KDB산업은행이 21년 동안 안고 있던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으로 '통매각'하기로 하면서 산은의 다음 매각 주인공으로 HMM이 주목받는다. '현대맨'으로 불리던 김경배 사장이 HMM의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현대차그룹과 친밀한 점을 고려해 그를 올초부터 수장으로 내세웠다는 관측도 다시금 재조명 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지난 26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예정자로 한화그룹을 선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이 매각되기로 하면서 업계에서는 산은의 다음 매각 타자로 HMM을 거론하는 분위기다.

산은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HMM 지분을 20.7% 보유하고 있다. 이미 HMM은 산은에 이은 2대 주주(19.96%)인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상위 기관인 해양수산부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민영화를 선언한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도 이번 대우조선 매각이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 기업 매각 신호탄으로 여기고 있다.

더욱이 HMM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신화를 썼다. 연결 기준 영업익과 매출이 7조3775억원과 13조7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52%, 115% 뛴 것이다. 지난 9년간 쌓인 3조8401억원의 영업손실을 한방에 만회한 수치다. 올 상반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두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해운업계 전반에 '피크 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HMM의 올해 실적 전망은 여전히 빛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HMM의 올해 연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를 전년 대비 49.5% 늘어난 11조310억원으로 집계했다. 6개월 전 평균치(7조7838억원)보다 41.7% 증가한 규모다. 민영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HMM의 인수 후보군으로는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SM그룹 등이 지목된다. 이런 까닭에 올해 등장한 김경배 사장의 선임 배경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 사장은 지난 1990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수행비서로 약 10년 간 근무한 이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비서실장 등을 지낸 '정통 현대맨'이다.

이에 채권단인 산은이 '옛 현대상선'인 HMM에 다시금 현대의 흔적을 가져온 이유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김 사장을 수장으로 내세워 향후 인수합병 과정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쏟아졌다. 업계에서는 취임 당시부터 그가 민영화 숙제를 안정적으로 풀어낼 지를 관전포인트로 삼았다.

더욱이 김 사장은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현대차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의 수장을 맡으며 취임 당시 7조원 수준이던 매출을 2017년 16조원으로 끌어올린 업적을 인정받는다. 탁월한 경영 능력으로 HMM의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평이다.

다만 HMM이 산은과 해양진흥공사 보유 지분만 3조6000억원대일 정도로 덩치가 큰 만큼 자금력을 갖춘 매수자와 협상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강석훈 산은 회장도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HMM은 정상기업인 만큼 매각 대상이 맞다"면서도 "전체 산업을 그리면서 매각을 추진해야 하고 여러 협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 사장 선임 배경에 대해서는 HMM이 아닌 채권단이 결정한 사항이라서 민영화를 염두에 둔 작업이라는 추측만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규모가 큰 만큼 계속해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고 (김 사장도) 오랫동안 현대차그룹에 몸 담았다보니 매각 작업과 연관짓는 시선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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