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부자' HMM 앞날은.."최고점 이탈" vs "체력 탄탄" 전망 엇갈려

2분기 영업익 2.9조, 111%↑.."해외 시황 개선"
현금성 자산 11.3조 달해.."미래 투자 재원 마련"
"빠른 피크아웃" vs "막대한 현금" 하반기 갈림길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8.12 12:06 의견 3
12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조937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1% 증가했다. 사진은 김경배 HMM 사장. [자료=HMM]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며 올해만 벌써 6조원을 벌어들인 HMM이 언제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피크아웃(최고점 이탈)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와 하반기 하락세가 예상된다'는 우려와 '이미 현금성 자산이 두둑해 버틸 체력이 탄탄하다'는 낙관적 전망이 뒤엉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조937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1% 증가했다. 매출은 73% 늘어난 5조340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무려 14배(1290%) 늘어난 2조9331억원을 거뒀다. 현금성 자산은 11조3269억원에 달한다. 해운업 호황 이전 시기인 2019년과 비교하면 현금이 16배 넘게 불어난 셈이다.

또 지난 2020년 4분기 이후 올해 1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지만 이번 2분기에는 기록 경신을 이어가지 못했다. 다만 상반기 실적은 역대 최대였다. HMM의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9527억원, 6조857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87%, 153% 늘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도 6조648억원으로 1563% 급증했다

전노선의 운임 상승과 해외 시황 개선이 이번 호실적에 큰몫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이 올 하반기 컨테이너 시황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김경배 사장도 최근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최대 국적선사로서 탄탄한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세웠다.

그는 해운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15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선박·터미널·물류시설 등 핵심 자산에 10조원, 선사·친환경 연료·종합물류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한 사업에 5조원이 투입된다. e-플랫폼 구축과 자원관리시스템 고도화 등에도 1500억원이 들어간다.

올 2분기 시황 악화로 실점 감소가 예상된다는 시장 전망을 뒤엎고 기대 이상을 보여준 만큼 이 같은 투자 행보가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의 저력을 계속해서 입증할 카드가 될 지 주목된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HMM 앞날에 대해 엇갈린 관측을 내놓는다. 실적 '피크아웃' 전망 때문이다.

일부에선 HMM이 2분기 실적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한다. 해운 시장 참여자가 많아지면서 운임 하락세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해상 컨테이너 운임 종합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역시 약세 구간에 진입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항만 적체, 운임 하락, 실적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특이한 상황”이라며 “향후 운임 하락세 유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피크아웃 우려는 이어지고 있지만 운임 하락 폭이 크지 않아 하반기에도 영업익 규모가 양호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피크아웃 우려를 불식시키기는 어렵지만 하반기에도 감익 폭이 크지 않아 연간 영업익은 11조 수준으로 전망한다"며 "중요한 것은 지난 2년간 막대하게 쌓인 현금이고 불황이 다시 찾아온다 해도 신규 초대형 선박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버틸 체력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또 HMM 관계자는 "이번 호실적은 미주와 유럽을 포함한 전노선의 운임 상승으로 시황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 있다"며 "초대형 선박 투입과 항로 합리화, 화물 비용 축소 등도 컨테이너와 벌크 부문의 수익성을 고루 끌어올렸고 이 같은 실적 호조로 부채비율도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중심의 차별화된 해운 서비스 제공, IT 시스템 개선 등 경영혁신 등을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미래전략사업 투자를 꾸준히 검토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영역 확장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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