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톱 넘보는데"..김경배 HMM 대표, 5년간 15조 쏟지만 '실적은 고민거리'

'해운시장 변화 대응' 2026년까지 15조 투입
김 대표 "글로벌 톱클래스 선사 위상 갖출 것"
해상운임 약세..올 4분기까지 실적 둔화 우려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7.15 11:14 의견 0
지난 14일 HMM이 최대 국적선사로서 탄탄한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김경배 HMM 사장. [자료=HMM]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에선 대적할 상대가 없는 명불허전 '최대 국적선사' HMM이 이번엔 '월드 톱'을 넘본다. 김경배 대표가 5년간 전략자산에 15조원을 베팅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당장 2분기에는 시황 악화로 실적 감소가 예상돼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는 반응도 공존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 14일 환경규제와 디지털 전환 등으로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 국적선사로서 탄탄한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우선 해운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1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선박·터미널·물류시설 등 핵심 자산에 10조원, 선사·친환경 연료·종합물류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한 사업에 5조원이 투입된다. e-플랫폼 구축과 자원관리시스템 고도화 등에도 1500억원이 들어간다.

이로써 HMM의 중장기 실행전략은 크게 ▲컨테이너선 및 벌크선 사업전략 ▲환경규제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 ▲디지털 가속화 대응 전략 ▲경쟁력 제고를 위한 조직역량 강화 전략 ▲사업기반 투자 및 재무전략 등으로 나뉜다.

이 같은 계획은 모두 김 대표의 '글로벌 톱티어'를 향한 포부 아래 진행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취임 당시부터 '글로벌 톱클래스 선사' 실현 의지를 내비쳐 왔다. 그는 "오랜시간 꿈꿔온 글로벌 톱클래스 선사로서 새로운 위상을 갖춰 갈 수 있도록 지켜봐 달라"며 "최고의 서비스와 글로벌 경쟁력을 통해 보답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이번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며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친환경 선단을 확보해 앞으로 '게임 체인저'가 될 에너지와 친환경 이슈에서 1등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중장기 전략은 글로벌 해운물류기업으로서 미래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며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돈이 남아서 하는 게 아니고 투자를 하지 않으면 미래에 HMM이 생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향후 성적표는 문젯거리다. 해상운임 약세와 물동량 감소 등으로 수익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HMM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2조6767억원, 3분기는 2조4788억원, 4분기는 2조61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모두 1분기 영업이익(3조1486억원)과 비교해 하락세다. 특히 4분기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23.59% 감소한 수준이다.

이러한 실적 약화는 세계 컨테이너시황이 안개 속으로 빠지면서 예고됐다. 실제로 지난 8일 집계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4143.87로 4주 연속 하락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상하이 수출컨테이너 시장 15개 항로의 운임을 반영한 운임지수로 세계 컨테이너시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올 4분기까지 지난 1분기와 극명히 대조되는 성적이 예상되면서 김 대표의 대규모 투자 전략이 그의 성장 의지를 뒷받침 할 동력으로 작용할 지도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시황이 굉장히 좋았어서 올해 주요 해운사들의 실적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HMM 관계자는 "미래전략사업 투자를 꾸준히 검토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영역 확장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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