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예대금리차 공시 D-1..‘이자장사’ 비판 반복될까 시중은행 ‘촉각’

매달 20일 신규 취급 기준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
통계 착시·왜곡한 정책금융상품 햇살론 제외될까
첫 공시 후 금리 인하 행렬..8월 공시엔 효과 없어
“매달 비교 공시로 금리 인하 부담..큰 변화 없을 듯”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9.19 11:35 의견 0
오는 20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의 소비자포털을 통해 8월 신규 취급 기준 예대금리차가 공시될 예정이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은행권이 두 번째 예대금리차 공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첫 공시 이후 예대금리차가 큰 은행들에 대한 이자장사 비판이 거셌던 만큼 은행권에서도 이번 공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한 달 간 은행들은 금융당국에 제도 보완을 요구하고 예대금리차 폭을 줄이기 위한 금리 조정에도 적극 나섰지만 한 달 만에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0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의 소비자포털을 통해 8월 신규 취급 기준 예대금리차가 공시될 예정이다. 금리 관련 정보를 소비자에게 정확하고 충분하게 제공함으로써 금리상승기에 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한다는 취지로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가 강화된 뒤 두 번째 공시다.

이번 공시부터는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을 제외한 예대금리차도 함께 공시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공시 이후 햇살론 등 고금리 정책대출 상품 때문에 통계 착시와 왜곡 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었기 때문이다.

햇살론은 저소득·저신용 탓에 정상적으로 금융권 대출을 이용할 수 없는 서민에게 서민금융진흥원의 보증을 바탕으로 공급하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은행이 주로 취급하는 ‘햇살론15’의 현재 금리는 15.9% 수준으로 일반 대출금리를 크게 웃돈다. 햇살론을 많이 취급한 은행일수록 예대금리차가 커지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달 공시에서 신한은행의 경우 햇살론 등 높은 서민지원대출 비중 탓에 4대 시중은행 중 가계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다. 신한은행의 7월 햇살론15 공급액은 180억원 수준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전체 은행권에서 가계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던 전북은행의 경우도 햇살론뱅크(연 6.95~12.05%), 햇살론youth(연 3.5%) 등의 정책상품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민지원대출을 적극 지원한 은행일수록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통계 착시를 막고 서민지원대출을 활성화를 위해서도 공시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공시 이후 은행권에서는 햇살론 제외 등 공시제도 보완을 금융당국에 요구한 상태이지만 이달 공시에 바로 반영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시행 한 달 만에 제도를 고쳤다가는 도입 취지가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공시 방식을 바꿔 달라는 은행권의 보완요구도 잘 듣고 있다”며 “하반기까지 공시제도와 관련된 개선을 노력할 것”이라며 개선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달 공시 이후 이어진 은행권의 예대금리차 축소 노력도 당장 이달 공시에서는 효과를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시 기준이 8월 신규 취급 기준인 만큼 지난달 공시 시점인 20일 이후 시행된 금리 조정의 반영 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4일 주택담보‧개인신용 등 대출금리를 최대 0.5%포인트 낮췄다. KB국민은행도 하루 뒤 혼합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포인트 낮췄다. NH농협은행은 전달 26일부터 새희망홀씨대출 금리를 0.5%포인트, 청년전월세대출을 0.3%포인트 인하했다. 카카오뱅크도 같은 날 전월세보증금대출 금리를 최대 0.41%p, 신용대출금리를 최대 0.28%p 낮췄다.

9월 들어서도 신한은행이 주택담보·신용·전세대출의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낮추고 카카오뱅크가 전월세대출 금리 0.2%포인트 낮추는 등 금리인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차가 매달 비교 공시되기 때문에 금리정책에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한 달 만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비판이 커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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