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동기보다 29.9% 확대된 1조6568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 [자료=현대글로비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혼자로도 강해진다. 이익 체력이 날로 높아지는 데다 역대급 호실적으로 두둑한 실탄을 확보한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가 계열사 의존을 탈피하기 위한 신사업 투자 방아쇠를 세게 당기면서다.

'최고 분기 실적'을 찍은 1분기에 이어 올 2분기에도 '초대박 영업익'이 예상되면서 새 먹거리를 향한 그의 끈기가 달콤한 열매로 돌아와 허기를 채워줄 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동기보다 29.9% 확대된 1조6568억원을 기록했다. 1년 내 현금화 할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하면 현금자산은 2조6210억원으로 더 불어난다. 역대 최대 현금 규모다.

현금 곳간이 이처럼 넉넉해지자 김 대표도 두둑한 실탄을 활용할 장소를 넓히고 있다. 더욱이 김 대표는 현대차 부사장 출신으로 지난 2018년부터 현대글로비스를 이끌며 물류 관련 신사업 모색에 끊임 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선 글로벌 종합물류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스마트물류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기존에 구축한 수소 유통망을 통해 여러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 선점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화물운송과 유통판매, 해운운송을 넘어 폐배터리 회수업, 수소유통 등까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행보다.

이처럼 물류를 넘어 미래차와 모빌리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오는 2025년까지 연매출 40조원을 달성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간다는 목표다.

현대글로비스가 주요 매출처인 현대차와 기아 등 계열사에 의존하던 흐름을 조만간 탈피할 것이란 기대감이 감도는 이유다. 올 들어 완성차 해상운송에서 계열사 비중은 절반 아래로 떨어졌지만 전체 매출 가운데 모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70~80%에 달한다.

이런 까닭에 현대글로비스가 미래 신사업을 향한 공격적인 투자로 체질 개선을 이루고 '현대차 그늘'을 벗어날 수 있을 지는 계속해서 업계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미 김 대표의 '새 먹거리 확보'를 향한 질주는 빛나는 성적표에 힘입어 탄력을 얻고 있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익이 6조2930억원, 426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24.3%, 103.7% 늘었다. 영업익은 창사이래 최고 분기 실적을 갈아치운 규모다.

올 2분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현대글로비스의 이 기간 매출이 6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 늘고 영업익은 4300억원으로 55% 급증할 것으로 본다. 영업익이 다시 한번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연간 실적 전망도 장밋빛이다.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25조7150억원, 영업익은 1조6540억원을 올려 각각 전년보다 18.1%, 46.9%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1분기 글로비스는 직전 최고 이익을 1000억원이나 뛰어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바 있는데 이번 2분기 실적을 통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봤다.

또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스마트물류 시장 등에서 독보적인 사업 모델과 핵심 역량 확보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일 방침이고 앞으로도 다양한 영역에서 미래 물류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