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 [자료=현대글로비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4분기 연속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워 '효자 계열사'로 우뚝 선 현대글로비스가 2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우호적인 영업환경 속 '화물연대 파업'이 영향을 미칠 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올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6조2932억원, 4263억원, 291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26%, 103.68%, 125.23% 늘었다. 이로써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영업익 '1조 클럽'을 달성한 데 이어 4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쾌거를 올렸다.
올 2분기에도 글로벌 경기 수요회복세와 전 사업에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친 행보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영업익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계열사 매출 비중도 나날이 늘면서 사업 다각화 전략이 빛을 발할 것이란 기대도 덩달아 커진다.
실제 현대글로비스는 그간 현대차·기아 완성차 운송을 맡아오면서 LNG(액화천연가스) 운송과 스마트 물류 솔루션, 중고차 중개 서비스 사업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왔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현대글로비스의 성장세를 전망하는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현대글로비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6조2677억원과 392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6%, 41.73% 오를 것으로 본다.
반면 최근 8일 간 이어진 화물연대 총파업이 2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공존한다. 산업현장 전반에 피해를 끼친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현대차그룹의 물류를 맡은 현대글로비스에도 불똥이 튄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운송 협력업체 총 19곳과 계약을 맺고 있다. 이번 파업에서 협력사 소속 화물 노동자 중 약 70%가 화물연대 조합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화물차 10대 중 3대 가량만 정상 가동하면서 대체 인력과 화물차를 확보하는 데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파업 기간 동안 부산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지난달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해상 운송과 해외 수출입 비중이 큰 현대글로비스에 타격이 우려되는 이유다.
일부에선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타격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현대글로비스의 역대급 실적을 이끌고 있는 PCC(완성차 해상운송)와 CKD(완전 조립생산)부문의 영업환경이 워낙 우호적이라 하반기까지 긍정적인 실적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 단기적으로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하지만 국내물류의 이익 기여도는 6~8%로 제한적”이라며 "반면 1분기 영업이익에서 3분의 2를 차지한 PCC와 CKD의 영업환경은 더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자동차선 시장을 넘어 가스 해상운송 영역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스마트물류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사업 모델과 핵심 역량 확보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일 것이고 앞으로도 다양한 영역에서 미래 물류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