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 [자료=현대글로비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차그룹의 핵심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그룹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탈피할 지 주목된다. 김정훈 사장이 차세대 '스마트 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면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2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7% 늘었다. 매출도 24.3% 증가한 6조2932억원, 당기순이익은 125.3% 오른 291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같은 기간 비계열 매출 비중은 65%로 역대 최대를 찍었다. 이에 김 사장의 사업 다각화 노력이 통했다는 평이 나온다.

1960년생인 김 사장은 현대차 부사장 출신으로 지난 2018년부터 현대글로비스를 이끌며 물류 관련 신사업 모색에 총력을 기울였다. 증권가에서는 탄탄한 몸집을 토대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 연내 사상 최대실적을 그려낼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김 사장은 '스마트물류' 사업에 유독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스마트물류 솔루션은 운송·관리 등 물류의 전 과정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로보틱스 등 다양한 IT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을 이끄는 사업이다.

앞서 김 사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물류센터의 단순 자동화를 넘어서는 방식으로 스마트물류 사업을 전개해 현대글로비스만의 독보적 사업모델과 핵심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달 1일부터는 고객사 물류센터에 첨단 물류 기술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스마트 물류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물류센터 설계와 설비 도입 등 물류센터 구축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고객사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이 같은 스마트 물류 솔루션을 적용하면 고객사의 생산성이 이전 대비 최대 30%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월에는 플랫폼 사업자 쏘카와 '신사업 제휴에 관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고 스마트 솔루션 기반 물류사업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공동 사업 개발과 기술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국내 물류 및 카셰어링 시장 선도 사업자로서 갖춘 사업 역량과 자산을 토대로 상호 혁신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검증해 나갈 계획이다.

김 사장의 사업 다각화 노력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낸다. 연초 국내 온라인 중고차 거래 통합 플랫폼 ‘오토벨’을 출범시킨 데다 해외 중고차 사업 관련 조직을 만드는 등 국내외 중고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다.

LNG(액화천연가스) 운송 사업 확장도 포트폴리오 확대에 탄력을 더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아시아 선사 최초로 세계적 에너지 기업인 '우드사이드'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더욱이 가시화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김 사장의 사업 확장 의지가 현대글로비스의 실적 상승세 및 기업 가치 제고에 한몫 했다는 평이 나온다. 특히 장기간 40%대에 머물렀던 비계열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 올리면서 그간 주요 매출처인 현대차와 기아 등 계열사에 의존하던 흐름을 탈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 물류 사업은 이 같은 행보에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활성화 흐름에 따라 글로벌 스마트 물류센터 시장이 지난 2018년 37조 규모에서 내년에는 약 60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마트물류 시장에서) 독보적인 사업 모델과 핵심 역량 확보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일 계획이고 앞으로도 다양한 영역에서 미래 물류를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