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핫이슈] 말 많고 탈 많던 스타벅스 "터질게 터졌다"..소비자·직원도 한숨짓는 이유는

6일 현수막·7~8일 트럭시위 예고
잦은 굿즈 마케팅, 빈도 줄어들까

김성아 기자 승인 2021.10.05 15:36 | 최종 수정 2021.10.06 00:54 의견 0
지난 28일 진행한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를 기점으로 파트너들이 과도한 마케팅에 따른 격무에 반발하는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자료=스타벅스커피코리아]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현란한 굿즈 마케팅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스타벅스가 곤경에 빠졌다. 하루가 멀다하고 진행한 프로모션에 업무 부담을 느낀 파트너(스타벅스 직원)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파트너들은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6일에는 사측의 무리한 업무강도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오는 7일과 8일 서울 강북과 강남을 중심으로 트럭 시위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알렸다.

노동조합이 없는 스타벅스에서 단체행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단체행동은 지난 28일 진행된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에서 격무에 시달린 한 파트너가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린 호소글로부터 시작됐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28일 이후 리유저블 컵 데이 격무에 대한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일부 매장에서는 대기 음료가 650잔까지 늘었고 파트너들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대기인원을 감당해야 했다는 글이 주를 이뤘다.

파트너들은 격무의 원인을 늘어난 굿즈 마케팅 프로모션으로 판단했다. 굿즈 마케팅으로 인해 업무는 늘어났지만 코로나19로 감축된 인원이 이 모든 업무를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예전부터 다이어리·텀블러 등 자체 MD를 중심으로 한정판 마케팅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서머 레디백·체어 굿즈가 큰 인기를 끌면서 최근 굿즈 마케팅이 한층 더 늘어났다.

굿즈 마케팅의 인기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굿즈가 스타벅스 음료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이른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례들이 나타났다. 한정판 굿즈는 시세보다 20배 더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소비자들은 굿즈를 사기 위해 싼 음료를 대량 구매하고 굿즈만 가져가고 음료는 매장에 버리고 가기도 했다. 자연히 이에 대한 업무는 파트너들의 몫이었다.

이번 리유저블 컵 행사 또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는 리유저블 컵을 받기 위해 모여든 고객들이 1시간 이상 대기를 했고 한 고객이 ‘리셀’을 위한 여러개의 컵을 받기 위한 대량 구매 사태도 있었다.

직원들뿐만 아니라 일부 소비자 또한 불만을 표했다. 몇 년 째 스타벅스를 애용하고 있다는 소비자 A씨(28)는 “원래 스타벅스를 애용했고 굿즈도 사 모으는 편이다”라며 “하지만 최근 늘어난 굿즈 마케팅으로 스타벅스 이용이 불편해진 것도 사실이다. 마케팅 데이마다 사이렌오더 앱이 터지고 늘어난 줄로 매장 이용이 불편해지긴 했다”고 말했다.

파트너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블라인드에는 스타벅스 애용자를 자처하는 한 이용자가 “파트너들 힘내세요. 10년 동안 이용했지만 요즘처럼 파트너들의 얼굴이 안좋아보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늘어나는 이용자와 업무에 비해 개선되지 않는 업무 환경과 처우로 고통받고 있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근로복지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스타벅스 노동자 613명이 정신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바 있다. 전국 1만8000명 중 3%에 불과한 숫자지만 매년 이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스타벅스 파트너들은 이번 단체행동을 통해 사측에 과도한 마케팅 지양·임금 구조개선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스타벅스 본사 관계자는 “리유저블 컵 데이에 많은 고객 분들이 방문해 주시면서 파트너들의 업무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파트너들의 의견과 고충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경청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업무에 애로사항은 없었는지 되돌아보며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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