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물가 우려 현실화..추석 전 물가 고공행진에 장바구니 부담↑

김제영 승인 2021.08.17 15:36 | 최종 수정 2021.08.17 15:39 의견 0
지난 14일 이마트 계란 코너에서 국내산 판란 30구가 모두 품절됐다. [자료=김제영 기자]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밥상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농산품에 육류·가공식품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대목인 추석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로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올해 4월부터 4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중 밥상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지난달 9.6% 상승률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달걀 57.0%, 돼지고기 9.9%, 소고기(국산) 7.7%, 쌀 14.3% 올랐다.

추석 성수품인 사과와 배는 평년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지난해 작황 부진의 여파에 올해 햇과일이 나와 가격이 소폭 내렸으나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사과 가격은 지난 13일 기준 10개 단위 3만1202원으로 평년 대비 43.5% 높다. 배의 경우 같은 조건 5만3260원으로 평년 대비 53.8% 올랐다.

정부는 추석 전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골자는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화다. 이를 위해 가용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비축물량 확대 및 적기 방출로 추석 성수품 공급 규모를 확대해 조기 공급하고 수입 물량도 확대하겠다”며 “추석 전까지 물가 상황을 매주 단위로 점검해 주요 농축산물 가격이 전년보다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특히 계란 가격 안정화가 시급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올해 들어 7000원을 넘어선 계란 값은 이달 6000원대로 떨어졌다. aT 농수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계란 소매가격은 한 달 전 7546원에 비해 6.7% 하락한 6893원이다. 다만 평년 가격인 5247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31.4% 높은 가격이다.

계란에 이어 돼지고기도 악재다. 이달 강원 양돈농장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이후 추가 발생이 잇따랐다. 정부는 돼지고기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ASF 확산 정도에 따라 향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올해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인 점은 감안하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공식품 가격도 매달 오르는 추세다. 지난달 CJ제일제당은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이유로 스팸 등 육가공식품 가격을 인상했다. 이달에는 오뚜기와 농심이 라면 가격을 올리면서 삼양식품과 팔도도 내달 라면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이달 해태제과 뒤를 이어 롯데제과도 내달 과자 가격을 인상한다.

우유도 오른다. 낙농업계는 우유 가격 인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원유 가격은 이달 1일부터 리터당 926원에서 21원 오른 947원으로 결정했으나 아직 유기업에 통보하지 않은 상태다.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유제품 및 커피업계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식품 가격 인상 릴레이에 전반적인 물가 도미노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추석 전 지급될 경우 통화량 증대에 따른 인플레이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원자재 가격 불안 등 해외 인플레이션 발생, 서비스 가격 상승 등 물가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지만 정부는 선제적인 물가 관리 대책을 마련해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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