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올해 국내 택배 3사의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CJ대한통운의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롯데 계열사 지원 사격이 더해져 물동량 확대가 예상되는 등 여러 상황들이 맞물려 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택배 협력사 선정을 위한 입찰경쟁이 올해 택배사들의 실적을 결정지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5일 공시에 따르면 한진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139억원, 영업이익 23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5.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7% 감소한 수치다.
한진 측은 택배사간 경쟁 심화를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한진택배와 함께 국내 택배시장 톱3 체계를 구축하는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롯데 계열사의 지원에 힘입어 CJ대한통운의 뒤를 바짝 뒤쫓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국내 택배 1위를 지키고 있는 CJ대한통운은 택배 물량이 크게 증가했던 코로나 시기 이후부터 꾸준히 시장점유율이 감소하는 추세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CJ대한통운 시장점유율은 2020년 50.1%로 고점을 찍은 이후 ▲2021년 48.3% ▲2022년 45.7% ▲2023년 44.1%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택배사업부는 지난해 택배가격 인상 효과가 더해져 매출액은 전년대비 4.28% 증가한 1조 413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1.28% 증가한 27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 유통 부문 지원사격이 점차 확대되면서 택배사업부의 실적은 올해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뒤따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국내 택배시장의 성장 및 택배단가 인상, SCM부문 내 계열물량 증가로 인해 운영효율성이 개선됐다”며 “롯데계열은 매우 우수한 영업실적 및 재무안정성에 기반한 지원여력이 매우 우수한 수준이며, 롯데의 핵심사업인 유통 및 음식료부문 등과의 사업적 거래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CJ대한통운, 알리와 계약 유지 전망..롯데vs한진 승자는?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알리의 택배 협력사 입찰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CJ대한통운은 알리와 꾸준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난해와 비슷하게 80% 물동량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CJ대한통운 측은 “입찰 관련해서는 NDA가 있어 자세한 설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다르게 증권업계는 재계약이 유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요 중국 이커머스 물량은 월 500만건을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CJ대한통운의 압도적인 배송 경쟁력 및 향후 풀필먼트, 통관에서의 협력 확대를 감안하면 우호적인 조건의 재계약이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입찰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롯데와 한진의 나머지 파이 싸움이 관전 포인트로 남는다. 업계에 따르면 입찰경쟁의 승자는 이달 내로 알려진다.
지난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47억원 규모 여주의류통합센터 구축을 단행했다. 증축 완료 및 가동 예정 시기는 2026년 하반기다. 올해에는 진천메가허브터미널에 420억원을 투입해 자동화 분류 시설을 장착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은 “여주의류통합센터 구축은 특화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 이커머스 물류 수요에 대응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택배 시설 및 인프라 환경 개선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은 택배 사업비중이 기업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22년 택배 사업 매출 비중은 44.9%에서 지난해 49.3%까지 늘어났다. 이는 알리의 20% 물량 소화에 이어 테무의 물량 70%를 담당하면서 물동량 확대로 이어진 탓이다. 올해 2분기부터 알리의 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 한진 입장에서도 알리와의 계약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경쟁 입찰을 진행한 만큼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올해 택배사들은 고정비 상승의 영향으로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알리의 물량은 포기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