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우유를 마시면 왜 배가 아플까?..우유 아닌 우유 찾는 이유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7.03 06:00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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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 대학생 김민호 씨(가명)는 어릴 때부터 우유를 마시지 못했다. 우유만 마시면 아픈 배 때문에 자연스럽게 유제품을 피하게 됐다. 그래서 민호 씨는 여자친구를 사귀고 종종 곤란한 상황을 겪는다. 여자친구는 치즈가 잔뜩 올라간 음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여자친구과 저녁을 먹은 후 민호 씨는 종종 아픈 배를 잡고 화장실로 향한다.

민호 씨가 겪고 있는 증상은 ‘유당불내증’이다. 유당불내증은 유당을 분해·소화하지 못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유당이 많은 우유 등을 마시면 배에 가스가 차 장이 불편하거나 설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보통 유제품 섭취 후 1시간반~2시간 사이에 증상이 나타난다.

소장에는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는 락타아제(Lactase)다. 락타아제가 부족한 사람들이 우유를 마시면 소장에서 유당 분해가 이뤄지지 않는다. 남은 유당은 대장으로 넘어가 세균에 의해 유당이 분해된다. 분해과정에서 혼합가스와 함께 분해 산물이 대장 내 삼투압을 높여 수분을 만든다. 이에 대장이 자극돼 설사나 방귀·복통 등을 일으킨다.

유당불내증은 한국인의 약 75%가 겪고 있다. 유당불내증은 선천적·후천적 증상으로 나뉜다. 선천적일 경우 모유를 마셔도 앓는다. 반면 후천적인 증상은 젖을 땐 이후부터 나타난다. 간난 아이일 때는 젖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유당분해효소를 충분히 가진다. 그러나 젖을 뗄 때부터 효소가 줄어 성인이 돼서 유당불내증을 앓게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간난아이의 유당불내증은 두유의 탄생한 배경이기도 하다. 최초의 두유는 1967년 출시된 정식품의 베지밀이다. 모유를 마시지 못하는 아기를 위해 소아과에서 개발된 치료식이었다.

최근 두유 등 ‘대체 우유’는 비건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체 우유는 귀리·아몬드·콩 등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음료를 말한다. 코로나 이후 건강이나 비건을 이유로 식물성 단백질 음료를 마시는 수요가 늘고 있다.

대체 우유는 사실상 원유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유당불내증에서 자유롭다. 최근 비건 및 건강 열풍에 힘입어 대체 우유가 쏟아져나오는 만큼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직장인 김 모씨(25)는 “두유가 우유보다 건강하다는 인식이 있어서 우유보다 두유를 찾게 된다”며 “무엇보다 칼로리나 지방 함량도 두유가 우유보다 낮기 때문에 대체우유를 즐겨 마시는 편”이라고 답했다.

우유업계는 유당불내증을 앓는 소비자를 위한 우유도 내놓고 있다. 유우 속 유당만 제거한 ‘락토프리’ 우유다. 최초의 락토프리 우유는 2005년 매일유업이 내놓은 소화가 잘되는 우유다. 우유 속 유당만 제거하는 공법으로 락토프리 우유시장을 선도했다. 이후 서울우유·남양유업 등에서 락토프리 우유가 나왔다.

주부 장 모씨(45)는 “아이가 유당불내증이 있어 우유를 마시기 힘들어 했는데 성장기 때는 우유를 마시게 해야 할 것 같아 락토프리 우유를 주로 구매한다”며 “조리할 때나 아이가 간식을 먹을 때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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