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첫 깃발 신한카드 지켜보는 삼성카드.."대주주 적격성이 뭐길래"

금융위, 23일 개인사업자 CB 예비허가 신청 접수
신한카드 "본인가 획득 시 적극 추진 예정"
삼성카드 "개인사업자 CB업 관련 검토 중"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4.29 15:03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서비스(CB)에 신한카드가 첫 깃발을 꽂을 전망이다. 대다수 카드사가 성장성 있는 자영업자를 새 대출 고객으로 끌어들이려 줄줄이 깃발 행진에 나설 가운데 '대주주 적격성' 족쇄를 풀지 못한 삼성카드가 활로를 뚫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가 최근 금융위원회에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영세·소규모 개인사업자의 신용을 평가해 금융기관 등에 제공하는 신용평가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다.

신한카드 외에도 다수 카드사가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해당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서비스 기간이 끝나는 올 하반기 정식 허가에 대거 뛰어들 전망이다.

이번에 가장 먼저 신청서를 접수한 신한카드 역시 지난 2019년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에 대한 2년 독점 사업권을 획득한 바 있다. 같은해 10월 자체 상품 '마이크레딧'을 출시해 사업 추진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한시적으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본인가 획득으로 보다 적극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업은 결국 신용평가사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진행하는 대안신용평가(비금융 데이터와 디지털 신기술 등으로 신용도를 판단하는 방식)와 같은 개념"이라며 "카드사가 갖춘 매출데이터를 활용하면 기존 씬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 등 개인사업자의 대출 불이익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으로 타 금융사에 한층 보완된 기존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도입시키거나,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에게 합리적인 가격 책정으로 대출에 대한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는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서비스 수요와 수익성 또한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용평가 모델이 이처럼 고도화될수록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과 자영업자 등 여러 소비자의 대출 서비스 접근성이 완화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대출 고객을 유치하기 원활해져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은 카드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충분한 사업"이라며 "특히 개인사업자는 일정한 소득을 증빙하기 어렵고 금융사에서도 이들을 신용도 중심으로 평가해 대출을 거절하는 관행이 있기 때문에 애초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 본사 [자료=삼성카드]

카드사들은 방대한 결제 데이터를 토대로 계속해서 신용평가 시장와 데이터 사업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 전망이다.

금융당국도 카드사에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과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겸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다만 두 사업 모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야 진출할 수 있다. 삼성카드와 하나카드가 그간 신사업 우려 대상으로 꼽혀 온 이유다.

우선 하나카드는 '대주주 적격성' 족쇄가 풀려 개인사업자CB 신청에 난항이 없을 전망이다.

금융위가 최근 하나카드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의 형사소송 절차가 4년 1개월간 진척될 기미가 없다며 신사업 중 하나인 '마이데이터'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추진키로 한 것이다.

하나카드는 앞서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가 2017년 국정농단 최순실 사태와 관련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대주주 적격성' 요건이 필요한 사업 진출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반면 삼성카드는 안도하지 못하고 있다. 대주주 부적격 사유 확정 여부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삼성카드는 당초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암 보험금 문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받은 것이 문제였다. 신용정보업감독규정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신청 기업의 대주주가 금융 관계 법령을 위반하면 징계 기간 마이데이터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는 "현재 신사업 자격 요건인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걸려 있어 신청을 한다해도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개인사업자 CB업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개인사업자 CB업과 마이데이터를 함께 영위할 경우 방대한 분야의 데이터가 섞이는 만큼 이전에 없던 입체적인 비지니스 모델을 탄생시킬 수 있는 여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카드사들은 계속해서 CB업을 노리거나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를 내놓는 등 자체 보유 데이터만으로 승부를 보기보단 여러 데이터를 합쳐 작업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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