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원량 중국 의사 사망..신종 코로나 알렸다가 유언비어 유포로 처벌 전례
최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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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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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와 위험성을 처음으로 알렸던 의사 리원량이 7일 오전(한국시각) 숨졌다. (자료=KBS뉴스)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중국 허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렸던 중국 의사 리원량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투병중 숨졌다. 그의 죽음에 많은 중국인들이 애도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중국 우한중심병원 의사인 리원량은 지난 7일 오전 향년 34세의 나이로 숨졌다. 그가 지난 1일 웨이보에 남긴 "오늘 핵산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드디어 결과가 나왔다. 확진이다"는 글은 그가 남긴 것이 마지막 글이었다.
리원량은 신종코로나 환자를 진료하다가 감염됐다. 지난 1월 10일께부터 기침과 발열 등 증세를 보인 뒤 입원했고 회복하면 다시 환자를 돌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많은 중국 시민들은 그가 진실을 알렸음에도 유언비어를 퍼트렸다며 경찰에서 처벌받은 것에 분노했다. 온라인상에서 많은 중국인들은 당국을 향해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시민들은 "정부가 일찍 그 말을 들었더라면 지금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도 대응에 나선 상태다. 국가감찰위원회는 조사팀을 우한에 파견해 리원량과 관련된 문제를 전면적으로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유행병학 쩡광 수석과학자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리원량을 포함해 유언비어 유포로 처벌받은 8명을 삼국지의 제갈량에 비유하며 "존경할만하다"고 평가했다.
환구시보는 지난 7일 '의사 리원량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제목으로 사평을 싣기도 했다. 해당 신문은 "그가 이번 병을 가장 먼저 경고한 8명 가운데 하나였다"며 "그의 생전 경고가 중시되지 않았고 그는 오히려 훈계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은 전 사회가 반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리원량은 지난 2019년 12월 30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 증세가 있는 환자 보고서를 입수했고 이를 대학 동창들의 단체 채팅방에 공유했다.
하지만 리원량은 이튿날인 12월 31일 새벽 1시에 우한 위생건강위원회에 불려가 발병 소식의 출처를 추궁당했다. 우한 경찰은 새해 첫날 리원량의 경고를 유언비어로 몰아세웠고 이후 허위 사실을 유포해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며 리워량을 포함한 관련자 8명을 법에 따라 처리했다고 공지했다. 이들은 모두 의사였던 것으로 추후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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