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15차] ② 매력적인 강남 ‘알짜’ 사업 단지..입찰까지 나설 건설사는?

지혜진 기자 승인 2020.01.30 14:56 의견 0
신반포 15차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감도 (자료=서울시)

[한국정경신문=지혜진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아파트 조합이 시공사 재입찰 과정에 돌입한 가운데 어느 건설사가 입찰까지 뛰어들지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현장설명회에 관심을 가질 수는 있어도 실제 경쟁 대열에 참여하기엔 망설여진다는 업체들이 많다.

매력적인 ‘알짜’ 단지로 꼽히는 해당 사업지는 현재 대우건설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어 재입찰 과정에서 순항할 수 있을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등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입찰까지 도전하기에 무리라는 의견과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 의외의 등판, 호반건설·삼성물산 입찰할까?

30일 업계에 따르면 신반포15차 시공사 재입찰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건설사 중 눈길을 끄는 곳은 호반건설과 삼성물산이다.

현장설명회에 가장 먼저 등장한 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처음 진입한 호반건설이다. 조합 관계자는 호반건설 관계자들이 설명회 시작 1시간 전에 미리 도착해 조합장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최근 각종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운 호반건설은 강남 정비사업 수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초구 신반포7차, 방배경남아파트, 방배14구역 등의 사업지에서 번번이 수주에 실패하며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사업 수주와 관계없이 강남 알짜 사업지에 모습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등장 또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삼성물산이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것은 지난 2017년 방배5구역 이후 3년 만이다. 만약 입찰에 참여한다면 5년 만에 수주전에 뛰어들게 된다. 삼성물산이 마지막으로 수주에 참여했던 사업은 지난 2015년 GS건설과 맞붙었던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사업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적극적인 태도로 “오랜만에 현장설명회에 왔다”며 “앞으로 주택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다른 업체 관계자는 “예전의 삼성물산이 아니다”며 “현장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입찰에 참여한다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도시정비사업에서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는 삼성물산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만큼 신반포15차가 중요한 사업지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역시 신반포15차 입지가 상징성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타벅스와 같은 유명 브랜드가 사업성이 낮은 명동과 같은 도심지에 매장을 두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신반포15차는 건설사가 랜드마크를 짓기에 적합한 사업지”라고 평했다.

■ 건설사 관계자 “제안서 준비된 2~3개 건설사가 입찰할 것”

시공사 지위를 두고 법적 분쟁을 예고한 대우건설이 버티고 있음에도 건설사들은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했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현장설명회가 열린 것 자체가 (시공사 재입찰이) 합당한 절차를 거쳐 이뤄진 것임을 방증한다”며 “우리 회사는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설명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은 많은 건설사가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현장이 현재 이주, 철거 등의 복잡한 사전 과정을 모두 마친 상태기 때문이다. 재입찰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수주한 시공사는 곧바로 착공에 들어가면 된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대우건설과의 갈등보다도 제안서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익명의 관계자는 “지역마다 조합원들의 특성이 있는데 이 지역 조합원들은 제안서를 꼼꼼히 보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아무리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이 들어와도 제안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깐깐하게 뜯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롯데건설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롯데건설은 지난 2017년 신반포 13차와 14차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지만 15차는 대우건설에 밀렸다. 롯데건설이 사업경험도 있고 조합원들과 안면도 있는 만큼 유리한 측면이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도 있다. 현재는 당시 참여하지 않았던 1군 건설사들도 대거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라 롯데건설에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다만 웬만하면 과도한 경쟁을 피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현장설명회까지 온 것은 입찰까지 생각하고 왔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슈를 만들어서 좋을 건 없는 상황이다. 제안서를 준비하면서 안 될 것 같은 건설사들은 빠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제안서가 어느정도 준비된 건설사 두세곳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재입찰은 일반경쟁입찰 방식, 사업은 도급제 방식으로 이뤄진다. 입찰보증금은 500억원이다. 이 중 200억원은 이행보증보험증권으로 납부할 수 있다. 공사비 입찰상한가는 2400억원이다.

조합은 오는 3월 9일 시공자 선정 재입찰을 마감한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4월 4일로 예정됐다. 총회는 일정에 따라 앞당겨질 수 있을 전망이다.

신반포15차 재건축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아파트 8개동, 180가구를 재건축해 지하 4층~지상 35층, 6개동, 총 641가구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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