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15차] ① 시공사 재입찰까지 갈 수 있을까..관건은 가처분 소송

지혜진 기자 승인 2020.01.29 11:23 의견 0

<글 싣는 순서>

[신반포15차] ① 시공사 재입찰까지 갈 수 있을까..관건은 가처분 소송
[신반포15차]
② 매력적인 강남 ‘알짜’ 사업 단지..입찰까지 나설 건설사는 

지난 22일 시공사 재입찰을 위해 현장설명회를 개최한 신반포15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사무실 입구. (자료=지혜진 기자)

[한국정경신문=지혜진 기자]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재입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 내 건설사 중 6곳이 참여한 것이다.

지난 2017년 시공사로 선정됐다가 현재는 조합과 시공사 지위를 두고 다투고 있는 대우건설까지 포함하면 7곳이 해당 사업지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

대우건설과 법적 분쟁이 예고됐음에도 건설사들이 눈독 들이는 이유는 해당 사업지가 ‘알짜’ 단지이기 때문이다. 해당 단지는 신반포역에서 가깝고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파크’ 맞은편에 자리한다. 건설사가 랜드마크 아파트를 짓기 좋은 입지로 꼽힌다.

이에 업계는 신반포15차가 시공사 재입찰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공사비 증액 두고 조합-대우건설 의견 팽팽

29일 신반포15차아파트 주택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시공사 재입찰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5일 임시총회를 거쳐 대우건설의 시공사 지위를 취소한 뒤 지난 22일에는 시공사 재입찰 현장설명회를 개최한 것.

대우건설은 조합의 이 같은 행보에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태도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협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공사 지위를 취소해 안타깝다. 설명회를 열어 설득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사업 수주를 위해 들인 노력을 생각하면 법적 분쟁까지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조합도 대우건설과의 관계에 실망감과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종일 신반포15차 조합장은 “대우건설과 해지사유는 넘친다. 다만 사업 욕심에 무리한 제안을 했다는 점을 인정했더라면 조합도 한발 양보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대우건설은 계약서대로 돈 받을 권리가 있다는 주장만 했다. 결국 조합과 사이가 틀어졌고 시공사 재입찰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과 조합은 최근 공사비 증액 규모를 두고 대립했다. 대우건설은 설계변경에 따라 500억원(3.3㎡당 499만원) 증액을 요구했다. 하지만 조합은 500억원 안에 무상특화설계 항목에 포함된 사항이 있다며 해당 금액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이 조합에 제시한 특화내역서 내용 중에는 공시비 증액 갈등의 핵심이 된 지하층4개층설치 항목이 포함돼 있다. (자료=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

대우건설은 “자문위원회라도 열어 이견을 좁히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합 측은 해당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대우건설과 다르다고 설명한다. 김종일 조합장은 “대우건설이 조합에 증액된 공사비가 적정한지 한국감정원에 감정을 맡겨보자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애초에 무상으로 제안한 항목을 공사비에 넣은 것 자체가 잘못이기 때문이다”라는 골자다. 즉 서로의 주장이 평행선만 달리다 결국 갈라서게 된 것이다.

■ 입찰 절차 중 가처분 소송이 사업 진행의 관건

이들의 갈등은 가처분 소송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대우건설이 후속 절차 진행중지 가처분, 총회결의 무효확인 가처분 소송 등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공사현장 점유 등 현장 유치권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다른 건설사들이 현장설명회는 참여했을지 몰라도 입찰까지는 부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합장 역시 가처분 소송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는 “대우건설이 즉시 집행 효력이 발생하는 가처분 소송을 입찰 과정 중 한 번은 낼 것이다. 가처분에서 조합이 한 번 승소하면 다른 소송은 문제없을 것으로 본다. 가처분 소송을 여러 번 낸다 해도 같은 내용일 테니 한번이 중요하다. 조합은 현재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장이 변호사인 걸로 안다. 또 개인적인 경험을 미뤄봤을 때 건설사가 가처분 신청을 열 번 내면 그중 한번 결정이 나올까 말까다”라고 귀띔했다.

다만 대우건설은 만에 하나 가처분 소송에서 지더라도 가능한 모든 조처를 동원할 것을 예고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즉 소송에서 진다 하더라도 현재까지 대우건설이 투입한 모든 부분을 보상받을 수 있도록 조처할 것이다”며 강한 모습을 내비쳤다.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돌입한 조합은 오는 3월 9일 재입찰을 마감한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4월 4일로 예정됐다. 총회는 일정에 따라 앞당겨질 수 있을 전망이다.

신반포15차 재건축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아파트 8개동, 180가구를 재건축해 지하 4층~지상 35층, 6개동, 총 641가구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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