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패션시장 양극화” 유니클로·탑텐·스파오·무신사 등 SPA만 웃었다

유니클로, 6년만에 매출 1조원 복귀..탑텐도 1조 정조준
스파오·무탠다드, 전년대비 각각 25%, 35% 매출 신장
패션 이커머스 SPA 약진 일조..“가성비 소비 당분간 지속”

서재필 기자 승인 2024.12.18 11:41 의견 0

유니클로·탑텐·스파오·무신사 스탠다드 등 올해 역대급 실적이 예상된다.(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가성비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가성비 소비는 올해 4분기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가성비 소비 대명사인 SPA 브랜드들의 실적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조 단위 매출을 올린 패션기업들이 대다수 부진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유니클로·탑텐·스파오·무신사 스탠다드 등 SPA 브랜드는 올해 역대급 실적이 예상된다.

패션업계는 올해 고물가 영향에 비우호적인 날씨 영향으로 아우터 판매량이 부진하면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실제로 지난 3분기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120억원 줄었으며 F&F도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16.6% 감소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 역시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줄어 각각 21억원, 60억원에 그쳤다.

이와 다르게 SPA 브랜드들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올해 유니클로가 6년만에 1조원대 매출로 복귀한 데 이어 유니클로 대항마로 불리는 탑텐도 1조원 매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랜드월드의 스파오는 전년대비 25% 매출이 신장해 600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가 운영하는 유니클로는 지난해 매장 효율화를 끝내고 올해부터 대형 점포 위주로 공격적인 매장 확대를 추진한 점도 외형 확대로 이어졌다. 실제로 유니클로는 2022년과 2023년 부실 점포를 정리하고 올해 10개 매장을 신규 출점했다.

에프알엘코리아 공시에 따르면 제20기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기준 FRL코리아 매출은 1조 602억원으로 전년대비 15% 올랐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4% 신장한 1489억원을 기록했다.

신성통상의 탑텐은 올해 9700억원 매출이 예상된다. 4분기 아우터 판매가 더해지면 1조원 매출도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의견이다. 도심 상권마다 소비자 맞춤 컴팩트 매장을 늘리고 온라인 채널로 판매를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SPA 브랜드 스파오는 올해 전년대비 25% 증가한 6000억원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올해 스파오는 고물가 기조에 맞춰 기본핏 티셔츠, 청바지, 심리스 속옷 등 베이직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전개한 점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세분화된 고객 니즈에 맞춘 상품도 합리적으로 제공했다. 액티브 및 아웃도어 활동은 물론 일상에서도 입기 좋은 운동복 라인 ‘액티브 라인’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무신사 PB 무신사 스탠다드는 올해 전년대비 35% 매출 신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2600억원 매출을 올린 무신사 스탠다드는 오프라인에서 월 평균 100억원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 매출 비중이 60~7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3500억원까지 외형이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SPA 호황을 누리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프리미엄 라인으로 고급화 전략을 꾀하며 3040대를 겨냥해 상품 퀄리티와 가격대를 올렸지만 내수부진에 전년대비 유의미한 성장세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는 당분간 가성비 소비가 이어짐에 따라 SPA 브랜드들의 약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섬유제품 관련 물가지수는 올해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섬유제품 관련 물가지수는 115.5로 전월대비 0.7%p, 전년동기대비 1.7%p 올랐다.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이 유통가를 엄습하면서 백화점 및 쇼핑몰로 쇼핑객들의 발길이 줄었고 온라인 접근성이 좋은 SPA 브랜드 소비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실제로 쿠팡,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패션 이커머스들도 소비가 활발한 SPA 기획전을 열며 SPA 브랜드 약진에 일조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가성비에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SPA 브랜드가 호황을 누린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져 당분간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