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 “올해 더 어렵다”..쇄신·혁신·경쟁력 통해 위기극복 강조

신동빈 “혁신 없으면 더 큰 위기, 강도 높은 쇄신 필요”
정용진 “1등 고객 만족시키는 본업경쟁력 갖춰야”
정지선, 차별적 경쟁력 강조 “새로운 시도 적극 실천”

서재필 기자 승인 2025.01.03 09:13 의견 0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유통가 총수들이 일제히 올 한해 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일 유통기업 CEO들의 신년사를 살펴보면 쇄신, 혁신, 경쟁력 강화 등이 현 위기 상황을 타개할 주요 키워드로 꼽히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악화한 내수 경기와 원·달러 환율 급등,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복합적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면 내부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먼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불확실성 확대, 내수 시장 침체 장기화 등으로 올해 경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혁신 없이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올 한 해 더욱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며 “이른 시일 내 핵심사업 경쟁력을 회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불확실성 확대와 내수 시장 침체 장기화 등으로 경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이라며 “혁신 없이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전례 없는 비상경영으로 체질 개선을 꾀했으나 업황 부진 등으로 계열사들의 실적이 뒤따르지 못하면서 유동성 위기설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실제로 계열사 가운데 업황이 부진한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롯데케미칼은 7월부터 각각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롯데지주 역시 지주사로서 계열사의 경영 개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8월부터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신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우리 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변화를 모색하는 한편 조직 슬림화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힌 부진 계열사들의 인력 감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롯데온과 롯데면세점, 세븐일레븐, 롯데호텔앤리조트 등에서 희망퇴직을 받으며 조직 슬림화를 꾀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은 신년사 내내 지속적으로 본업경쟁력과 고객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위기를 정면 돌파할 핵심 무기로 ‘1등 고객을 만족시키는 본업경쟁력’을 앞세웠다.

정 회장은 “고물가와 불경기 등으로 시장상황이 나쁘다. 이럴 때도 기업은 도전하고 성장해야 한다. 지금이 신세계가 또 다시 혁신하고 변화할 적기”라고 역설하면서 이를 위해 경쟁자를 압도할 수 있는 본업 경쟁력에서 답을 찾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세계그룹의 본업에 대해 “본업이란 오늘의 신세계그룹을 있게 한 성장 엔진”이라며 엔진의 핵심 연료는 ‘1등 고객’이라고 정의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정용진 회장 취임과 함께 본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강도 높은 쇄신을 진행했다. 신세계건설, G마켓, SSG닷컴 등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 대표를 임기 내 교체하는 수시 인사를 통해 신상필벌 기조도 세웠다.

올해부터는 ㈜신세계와 이마트 계열분리를 통해 본업경쟁력 강화에 탄력을 더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2025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으로 핵심 사업 축을 분리하는 계열분리의 시작을 선포했다.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를,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를 진두지휘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기존사업의 차별적 경쟁력을 만들어 갈 것을 주문했다.

정 회장은 “우리 그룹이 성장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고객과 시장, 비즈니스 생태계의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면서 성장의 동력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동안 시장 변화에 따라 기존사업의 전략에 새로운 변화를 주면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여 시장을 선도하는 크고 작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 왔다”며 “자신감을 갖고 기존사업의 차별적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규사업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광주에 1조 2000억원, 부산 프리미엄아울렛에 7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올해 경쟁사와 달리 신규 점포 출점에 힘을 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가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전례 없는 위기가 찾아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장한 각오와 함께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