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롯데온 희망퇴직..“고물가에 탄핵까지” 유통가 불확실성 확산

경제심리 위축·내수부진 장기화 우려
잇따른 시위로 주요 상권 소비자 발길 줄어
유통가, 내년 경영전략 변수 체크 돌입

서재필 기자 승인 2024.12.17 10:17 의견 0

연말 한산한 명동거리 모습(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장기화되는 고물가 영향에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시국이 더해지면서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유통가에 불확실성이 엄습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 대목에도 불구하고 유통가 분위기는 싸늘하다. 물가가 높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은 물론 잇따른 정치적 시위 활동으로 주요 상권 내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었기 때문이다.

빠르게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다시금 연말 대목 활기를 되찾을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예년과 같은 수준의 소비심리를 회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15일 발간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경제 영향평가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실물경제 측면에서 경제심리 위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도 내년 소매유통 부문 전망 보고서에서 “가계부채 부담 증가와 소비 여력 감소 등으로 내수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소매유통업 실적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 전까지만 해도 교통체증이 예상되면서 점포 내 쇼핑객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상황을 살펴보면서 연말 특수를 겨냥해 기획한 여러 행사도 다시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산한 백화점 모습(자료=연합뉴스)

■ 유통가, 불확실성 확산에 내년 경영전략 재검토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소비심리 회복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유통기업들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몇몇 기업들은 내년 사업전략을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재검토에 돌입하기도 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사업군별로 대응체계 구축에 나섰다. 특히 유통군은 내수경기 악화를 염두에 두고 마케팅 및 기획 상품 확대 방안을 다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여부가 헌법재판소로 넘어가 90일 정도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내년 1월 초·중쯤 열릴 VCM(사장단 회의)까지 시장 흐름을 살펴본다.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도 현 상황을 살펴보면서 내년 경영전략에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 실적 전망마저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이 저마다 돌발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을 확보해두는 한편 수익성을 중심에 둔 사업·인력 구조조정 등의 고강도 긴축을 병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탄핵 시국과 맞물려 롯데온과 이마트는 희망퇴직에 돌입했다. 롯데온은 지난 14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희망퇴직을 접수받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6월에 이어 이달 6일 2차 희망퇴직 접수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4분기는 연매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기업마다 실적 전망이 불투명할 것”이라며 “2016년 당시 탄핵 시국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소비심리가 회복됐지만 이번 불확실성은 그때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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