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수 사장 해외, 허희수 부사장 신사업”..SPC그룹, 오너3세 형제 경영 체제 굳히기

장남 허진수 사장은 대외활동, 허회수 부사장은 AI·신사업
오너 2세 승계구도 사례처럼 3세도 형제 경영 가능성도 거론

서재필 기자 승인 2024.10.28 11:27 의견 0

(왼쪽부터) 허진수 SPC그룹 사장, 허희수 부사장(자료=SPC그룹)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SPC그룹 허영인 회장의 경영공백에도 불구하고 허진수 사장과 허희수 부사장의 형제 경영 행보가 자리매김하면서 그룹 안정을 이끌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장남 허진수 사장과 허희수 부사장간 승계구도가 경쟁이 아닌 역할 분담으로 굳어지고 있다. 허진수 사장은 해외에서 대외활동에 집중하는 한편 허희수 부사장은 그룹 내 브랜드들의 리브랜딩과 신사업 발굴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허진수 사장은 현지시간 기준 지난 21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국제 식품 무역박람회 시알파리 60주년을 맞아 마크롱 대통령의 만찬에 초청됐다. SPC그룹은 마크롱 대통령 만찬에 초대된 유일한 국내 기업으로 파리바게뜨로 프랑스 경제 및 음식문화 교류에 기인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파리바게뜨의 해외시장 확대를 위한 활발한 현장경영도 돋보인다. 이달 초 SPC그룹은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진출 당시 협력한 바 있는 버자야 푸드 그룹과 태국과 브루나이 내 파리바게뜨 운영을 위한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었다. 라오스 현지 기업인 코라오 그룹과도 MF를 맺었다.

허진수 사장은 싱가포르 21번째 파리바게뜨 매장 오픈에 맞춰 협약식에 직접 참석했다. 허 사장은 협약식 외에도 태국, 브루나이, 라오스 등 동남아 3개국 추가로 오픈한 매장과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건립 중인 글로벌 할랄 인증 제빵공장을 순회했다. 글로벌 할랄 인증 제빵공장은 올해 말 본격 가동될 예정으로 동남아·중동시장 공략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허 사장은 “미국과 중국, 유럽과 함께 동남아·중동을 중요한 글로벌 성장 축으로 삼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경영 비전에 따라 적극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진수 사장은 현지시간 기준 지난 21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국제 식품 무역박람회 시알파리 60주년을 맞아 마크롱 대통령의 만찬에 초청됐다.(자료=SPC그룹)

지난 8월에는 파리바게뜨 미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2024 파리바게뜨 프랜차이즈 컨벤션을 열고 현지 가맹점주들과 임직원 등 250여명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상반기 북미 시장에서만 20여개 매장을 추가로 확보해 현재 2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허희수 부사장의 행보는 국내 리브랜딩과 신사업 발굴에 초점이 맞춰진다. 차남 허희수 부사장은 2015넌 쉐이크쉑을 국내 도입한 인물로 현재 비알코리아와 SPC 계열사 섹터나인에서 신사업 발굴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비알코리아에서는 베스킨라빈스와 던킨에 AI 기술을 입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허 부사장은 지난달 10일 강남구 도산대로 던킨 원더스 청담에서 원더스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던킨 원더스는 SPC그룹이 80년 가까이 축적해온 최고 수준의 식품 R&D 역량과 AI 활용이 만난 기술 혁신 프로젝트”라고 설명한 바 있다. 던킨 원더스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렌드를 반영한다.

허 부사장은 향후 그룹 전반에서 AI 기술을 활용하겠는 방침이다. 배스킨라빈스·던킨을 시작으로 삼립식품과 파리바게뜨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지분 보유나 대외적 활동에서 허진수 사장이 동생 허희수 부회장보다 승계구도에서 앞서 있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파리크라상의 지분은 허영인 회장이 최대주주로 63.31%를 보유하고, 허진수 사장(20.33%), 허희수 부사장(12.82%) 순이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경영에서 제외됐던 허희수 부사장의 공백 이력도 허진수 사장의 승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일각에서는 SPC그룹이 장자승계 원칙을 고집하는 기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두 아들이 현 체제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허영인 회장이 지난 9월 석방됐지만 건강상의 이유와 석방 조건 등으로 경영 복귀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시점부터 형제 경영 굳히기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SPC그룹 창업주인 고 허창성 명예회장도 차남이었던 장남님 허영선 회장에게 삼립식품을, 허영인 회장에게 샤니를 물려준 것처럼 허 회장도 허진수 사장이 파리크라상과 SPC삼립을, 허희수 부사장이 비알코리아와 섹터나인을 물려받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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