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LG생활건강, ‘탈중국’ 노력 통했나..“美·日 성과가 하반기 성장 견인”
중국 소비 부진에 북미·일본 등 시장 다변화
국내 화장품, 상반기 미국 수출 역대 최대
LG생건, 아마존 타고 북미 시장 확대 기대
AK, 루나 日 고성장세..美 진출 기반도 마련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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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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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시장 다변화 노력이 하반기부터 실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K뷰티가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소비 부진을 겪고 있지만 글로벌 확장세를 타고 북미와 일본 등 다양한 시장에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색조화장품 수출량이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실적 향상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상반기 수출입 실적을 살펴보면 6월 화장품 수출은 782백만 달러(1조 796억원)로 전년동기대비 6.2% 증가했다. 이는 미국 수출이 역대 상반기 중 최대치로 집계되면서 기업들의 시장 다변화 노력이 주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 아마존, 중소벤처기업부, 한국콜마가 함께 주최한 K뷰티 컨퍼런스에서 신희숙 아마존글로벌셀링코리아 대표는 “전세계 마켓 플레이스에서 K뷰티 수요는 독보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흐름을 타고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 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서 북미와 일본으로 시장을 다변화했고 의미 있는 실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2020년부터 현지 기업 M&A로 인프라를 구축해왔다는 점에서 올해 하반기 반등이 예상된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에이본의 북미 사업권을 인수해 데일리 뷰티 시장으로 사업 확대를 꾀했다. 이후 2022년 현지 색조화장품 기업인 더크렘샵을 1500억여원에 인수하면서 시장 입지를 다져놨다.
특히 지난해 영입한 문혜영 미주 사업총괄 부사장의 역할이 기대된다. 문 부사장은 2019년 아마존 B2B 글로벌 마케팅 총괄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러한 이력으로 북미 현지 시장과 아마존과 B2B 사업간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투자업계는 여전히 미국 에이본 구조조정 여파가 2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빌리프와 더페이스샵 등이 아마존에서 수요가 높아 하반기 매출 성장은 기대된다는 의견이다.
박은정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비중국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미국 온라인 강화하고 있고 미국 에이본 법인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하반기 미국 전체가 성장 전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경산업도 중국 외에도 동남아시아 및 일본, 미주 등 시장 확대 및 지역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생활용품의 경우 올해 글로벌 수출 활성화를 위해 생활글로벌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 움직임도 있었다.
특히 일본에서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애경산업에 따르면 ‘루나’ 오프라인 채널 입점 확대 영향으로 일본에서의 1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나 전체 매출액은 전년동기 32% 신장했다.
투자업계는 애경산업이 루나의 일본 성장세가 해외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루나 일본 오프라인 채널도 지난해 3700여개에서 올해 말 5000여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 고성장을 보인 AGE20’S도 일본과 미국으로 시장을 넓힌다. AGE20’S는 최근 일본 전용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실리콘투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미국 시장 공략 초석을 마련하기도 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역량을 확대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신중한 일본 소비자들의 성향을 반영해 현지화 제품 개발 및 마케팅에 주력하고 미국은 올 하반기 현지 전용 상품으로 선케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 브랜드인 루나와 AGE20’S가 국내 H&B 채널에서도 판매 증가 추세를 보이는 등 채널 개편 효과가 나타났고 일본과 미국에서의 성장 모멘텀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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