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지난달 은행권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리 차이)가 전반적으로 확대된 가운데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예대금리차는 크게 떨어졌다.
비교공시제도 시행 직후 높은 예대금리차로 비판 받았던 인뱅 3사가 ‘포용금융’ 실천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월 신규취급 기준 가계예대금리차(가계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 평균은 1.30%포인트로 나타났다. 전달 대비 0.38%포인트 확대됐다.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금리 인상기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8월 공시제도가 도입된 이후 한동안 축소세를 이어왔다. 은행권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즉각 반영해 예금금리를 발빠르게 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중순 금융당국이 ‘자금 조달 경쟁을 자제하라’고 경고한 뒤 예금금리 인상이 묶이면서 예대금리차도 덩달아 커졌다.
지난해 11월 0.44%포인트에 불과했던 KB국민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는 지난달 1.5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0.71%포인트였던 가계예대금리차가 1.13%포인트로 0.42%포인트 늘었다.
신한·우리·NH농협은행도 같은 기간 각각 0.17%포인트, 0.26%포인트, 0.16%포인트 등 예외없이 가계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말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신규 대출이 감소한 반면 신용대출이 늘어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상승하면서 예대금리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중은행과 달리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뱅 3사의 가계예대금리차는 일제히 낮아졌다. 이들 은행의 1월 신규취급 기준 가계예대금리차 평균은 2.73%포인트로 전달 대비 0.53%포인트 낮아졌다.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가계예대금리차는 1.33%포인트로 전체 17개 은행 중에서 다섯 번째로 낮았다. 전달 대비해서는 0.50%포인트 줄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15%포인트를 기록해 한달 전보다 0.32%포인트 낮췄다.
주담대와 전세대출 없이 신용대출만 취급해 상대적으로 가계예대금리차가 큰 토스뱅크의 경우도 같은 기간 5.48%포인트에서 4.72%포인트로 낮췄다.
이는 그간 인뱅 3사가 높은 가계예대금리차로 비판 받은 것과 180도 달라진 양상이다.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정책기조에 따라 우왕좌왕하면서 예대금리차 축소에 실패한 반면 인뱅 3사는 본연의 역할인 중금리 대출에 집중하면서 지속적으로 포용금융을 실천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달 5대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금리는 5.01%로 전달 대비 0.23%포인트 오른 반면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3.80%로 같은 기간 0.5%포인트 내렸다. 연말연초 금리 인상으로 금융소비자의 이자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는 낮추고 대출금리를 높여 폭리를 취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인뱅 3사의 평균 가계대출금리는 6.72%로 전달 대비 0.42%포인트 낮아졌다.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3.99%로 같은 기간 0.11%포인트 올려 금융소비자에 혜택을 돌려줬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1월 중 전월세대출과 중신용 대출 금리를 인하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며 “신규 가입한 저축성 상품 금리가 높게 나오면서 예대금리차 축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1월달 기준 은행권에서 케이뱅크의 수신금리가 가장 높다”며 “수신금리 혜택을 강화한 측면이 예대금리차 축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도 “전월 대비 대출금리의 기준금리가 되는 금융채 금리 하락으로 신규로 대출을 받은 분들의 금리가 낮아지면서 예대금리차 갭이 축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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