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인상 인색한 은행권..누그러졌던 예대금리차 다시 ‘꿈틀’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3.00~4.40%
기준금리 인상에도 은행권 예금금리 하락세
공시제도 도입 후 축소됐던 예대금리차 꿈틀
“시장 상황에 따라 등락 거듭..일시적 현상”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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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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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한국은행의 새해 첫 기준금리 인상에도 주요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공시 제도 도입 후 축소됐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리 차이)도 다시금 벌어질 전망이다.
17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1년 만기 최고 금리가 3.00~4.40% 수준으로 형성됐다.
한때 연 5%를 돌파했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중순 금융당국이 ‘자금 조달 경쟁을 자제하라’고 경고한 후 내림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13일 물가 오름세가 여전하다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 은행권의 예금금리 인하 움직임을 막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6일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를 0.20%포인트 낮춘데 이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당일에도 0.20%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케이뱅크도 지난 5일 주거래우대 자유적금의 기본금리를 0.20%포인트 낮춘데 이어 12일에 코드K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를 0.05~0.50%포인트 낮췄다. 이로써 1년 만기 기준 연 5%였던 코드K 정기예금의 금리는 4.70%로 낮아졌다.
시장금리에 연동돼 금리가 바뀌는 다른 정기예금 상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19일 기준 5.01%였던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의 금리는 1.0%포인트 넘게 떨어진 3.86%를 기록했고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도 같은 기간 4.95%에서 4.00%로 0.95%포인트 떨어졌다.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도 5.0%에서 4.10%로 최고금리가 낮아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금리가 올랐지만 시장금리에는 이미 선반영된 상태고 최근에는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라며 “금융당국에서 수신 상품 금리를 과다하게 올리지 말라는 시그널도 있어서 예금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예금금리가 묶인 상황에서 대출금리는 계속 오르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8월 공시제도가 도입된 이후 축소세를 이어갔다.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는 금리 인상기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7월 신규취급 기준 1.37%포인트였던 가계예대금리차(가계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 평균은 지난해 11월 0.88%포인트까지 낮아졌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한은의 지난해 10월 기준금리 빅스텝(0.5%포인트 인상) 인상을 즉각 반영해 예금금리를 발빠르게 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11월 기준금리 인상분 부터는 예금금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대출금리만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12월 신규 취급 기준 예대금리차는 크게 벌어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금금리 상승폭보다 대출금리 상승폭이 크면 예대금리차는 확대된다.
은행권에서는 이익 확대를 위해 예대금리차를 의도적으로 확대한 것이 아닌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은행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특정 은행이 선제적으로 예대금리차 확대시 급격한 고객 이탈로 이어지므로 의도적인 예대금리차 확대는 은행 입장에서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국내은행 예대금리차는 지난 10여년간 대체로 축소되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등락을 거듭해 왔을 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성을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12월 신규 취급 기준 예대금리차는 오는 20일 공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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