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제도 도입에도 더 벌어진 5대 은행 예대금리차..도입 취지 ‘무색’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평균 가계예대금리차 1.51%P
공시 첫 달 대비 0.14%P 확대..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 더 많이 올려
예대금리차 컸던 전북은행·토스뱅크·카카오뱅크, 한 달 만에 축소 성과
“첫 공시 이후 대출금리 인하 조치..시간차 두고 예대금리차 반영 될 것”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9.21 10:52 | 최종 수정 2022.09.22 07:35 의견 0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8월 신규취급 기준 가계예대금리차(가계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 평균은 1.51%포인트로 나타났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금리 인상기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 공시제도가 도입됐지만 한 달 사이 예대금리 격차가 더 벌어졌다.

5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더 많이 올렸기 때문이다. 은행간 금리경쟁을 유도하겠다는 공시 제도의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8월 신규취급 기준 가계예대금리차(가계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 평균은 1.51%포인트로 나타났다. 전달 대비 0.14%포인트 확대됐다.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의 경우도 평균 1.46%포인트를 기록하며 전달 대비 0.14%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한 달 간 은행들의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많이 뛰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5대 시중은행 가계예대금리차 현황 [자료=은행연합회]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계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던 농협은행의 경우 7월 1.40%포인트에서 지난달 1.76%포인트로 커졌다. 이 기간 저축성수신금리가 2.54%에서 2.45%로 0.09%포인트 내리는 동안 가계대출금리는 3.94%에서 4.21%로 0.27%포인트 뛰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가계예대금리차가 높았던 신한은행의 경우 1.62%포인트에서 1.65%포인트로 늘었다. 이 기간 저축성수신금리가 2.95%에서 3.02%로 소폭 올랐지만 가계대출금리가 4.57%에서 4.67%로 뛰면서 금리차가 벌어졌다.

우리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는 1.40%포인트에서 1.57%포인트로 확대됐다. 저축성수신금리가 2.82%에서 3.08%로 올랐지만 가계대출금리가 4.22%에서 4.65%로 더 큰 인상폭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경우도 가계예대금리차가 1.38%포인트에서 1.43%포인트로 커졌다. 저축성수신금리가 2.98%에서 2.99%로 인상되는 동안 가계대출금리는 4.36%에서 4.42%로 더 많이 올랐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계예대금리차가 가장 양호했던 하나은행의 경우도 한 달 새 1.04%포인트에서 1.12%포인트로 격차가 벌어졌다. 저축성수신금리가 3.08%에서 3.21%로 뛰었지만 같은 기간 가계대출금리가 4.12%에서 4.33%로 인상폭을 키운 결과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수신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커지면서 대출 금리가 더 많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기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에서는 같은 기간 가계예대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이러한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토스뱅크는 7월 가계예대금리차가 5.60%포인트에서 한 달 새 4.76%포인트로 줄어들면서 전체 은행권에서 축소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가계대출금리가 6.60%에서 6.96% 인상됐음에도 저축성수신금리가 1.00%에서 2.20%로 두배 넘게 뛰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도 저축성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가계예대금리차가 한 달만에 2.33%포인트에서 1.96%포인트로 내렸다.

두 달 연속 가계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던 전북은행의 경우도 수치 자체는 6.33%포인트에서 5.66%포인트로 하락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 대비 시중은행의 예대마진 축소 노력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간 금리경쟁을 유도해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공시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첫 공시 이후 대출금리 인하 조치가 이어졌다”며 “좀 더 시간차를 두고 예대금리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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