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HOT CEO]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종합금융 완성·리딩금융 도약 숙원 풀다

윤성균 기자 승인 2022.11.29 08:00 의견 0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도 저물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쓸면서 국내 및 글로벌 기업 환경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됐고 각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혁신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불안한 남북관계, 고환율, 고금리 등이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수장인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은 더욱 중시되고 있다. 환경변화에 따른 한 발 앞선 판단과 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CEO는 악화된 경제 환경에서 도전자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생존을 위한 고민과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한다. 한국정경신문은 글로벌 위기에도 혁신의 리더십으로 뜨거운 한 해를 보낸 CEO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그들의 성과와 비전에 주목하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길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자료=신한금융그룹]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3년 만에 1위 리딩금융 자리를 꿰찼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두 번째 임기 마지막 해에 내놓은 성적이다.

조 회장은 지난 2017년 취임 이후 줄곧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KB금융과 경쟁해왔다. 조 회장은 취임 첫해 리딩금융 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겪은 뒤 1년만에 탈환에 성공했다. 2019년까지 2년 연속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지만 이듬해 KB금융의 반격을 허용하며 다시 2위로 내려와야 했다. 그 이후 재탈환까지는 다시 2년이 꼬박 걸렸다.

신한금융은 올해 리딩금융 타이틀을 달고 금융지주로서는 처음으로 ‘5조 클럽’ 입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3연임 도전에 나서는 조 회장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한다. 최고경영자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마지막 해 성적표로서는 손색 없다.

■ 리딩금융 탈환·5조 클럽 달성

올해 초만 해도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재탈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간 KB금융이 2년 연속 역대급 실적 달성에 성공하며 리딩금융 자리를 공고히 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 538억원 수준이었던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 격차는 지난해 3902억원까지 벌어졌다.

이러한 상황은 올해 초까지 이어져 1분기 기준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1조4531억원, 1조4004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상황이 바뀐 것은 2분기 들어서다. 신한금융이 1조3204억원의 순익을 거둬 1조3035억원을 거둔 KB금융을 169억원 차로 제쳤다. 분기 기준으로는 4개 분기만의 역전이었다.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KB금융에 여전히 소폭 뒤졌지만 3분기 역전이 유력했다. 여의도 신한투자증권(구 신한금융투자) 사옥 매각익 4000억원 가량을 3분기에 인식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3분기 누적 성적표를 열어보니 신한금융이 4조3154억원, KB금융이 4조279억원으로 격차는 2875억원에 이른다. 이 추세로는 신한금융의 올해 리딩금융 탈환은 물론 금융지주 최초 ‘5조 클럽’ 입성도 유력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올해 당기순익은 5조56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 종합금융 그룹 포트폴리오 완성

지난 7월 7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제2회 신한문화포럼’에 참석해 신한문화의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자료=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이 리딩금융을 탈환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조용병 회장이 주도한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완성을 꼽을 수 있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신한금융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종합 금융 포트폴리오’ 완성으로 설정하고 인수합병을 단행해 왔다. 신한AI·신한라이프·신한자산운용·신한EZ손해보험 출범이 조 회장의 손을 거쳤다.

특히 2018년 생명보험업계 5위였던 오렌지라이프를 2조2989억원에 인수한 것은 리딩금융 탈환을 위한 조 회장의 최대 승부수로 꼽힌다.

지난해 7월 신한생명보험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가 공식 출범한 뒤 올해 5월 전산통합 작업을 마쳤다. 자산 기준 생보업계 4위에 안착한 신한라이프는 헬스케어와 글로벌 진출 등 신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놓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손해보험업 진출을 위해 BNPP카디프손해보험의 인수를 결정했다. 카디프손보는 자동차보험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닌 손보사로 평가된다. 신한금융은 올해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카디프손보의 자회사 편입을 최종 승인 받았다. 종합금융 포트폴리오의 마지막 열쇠인 손보업 라이선스를 획득한 순간이다.

조 회장은 지난 7월 카디프손보의 사명을 신한EZ손해보험으로 변경하고 그룹의 16번째 자회사로 공식 출범했다. 향후 유상증자 등을 추진해 손보업에 힘을 싣기로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카디프손보의 자회사 편입은 그룹의 비은행부문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성공적인 M&A(인수·합병)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신한금융은 더욱 강화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일류 금융그룹으로의 발전을 가속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내년 리딩금융 경쟁 열쇠는 ‘원신한’

종합 금융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조 회장의 남은 과제는 내년 KB금융과의 리딩금융 경쟁에서 승기를 잡는 일이다. 당장 손보업에 진출했다고 해서 그룹의 당기순익이 커지는 것은 아니지만 종합 금융그룹 포트폴리오의 완성으로 계열사간 시너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9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신한 디지털데이’에서 신한 유니버설 간편 앱 추진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자료=신한금융그룹]

조 회장은 그룹의 시너지 확산을 위해 내년 ‘신한 유니버설 간편 앱’ 추진 전략을 제시한 상태다. 신한 유니버설 간편 앱은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업권별 경계를 넘어 ‘원신한(하나의 신한)’ 관점에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끊김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한 앱이다.

이달 9일 진행된 ‘신한 디지털데이’에서 직접 발표자로 나선 조 회장은 “업종간 경계가 낮아지고 온·오프 라인 구분도 사라진 빅블러 시대에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고객 관점으로 제공하기 위해 그룹의 디지털 역량을 신한 유니버설 간편 앱에 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계열사 구분에서 벗어난 협력을 통해 사업분야별 경쟁력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이른바 ‘원신한’은 조 회장의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다.

조 회장은 지난 9월 창립 21주년 기념사에서 “미래 신한의 다음 과제는 ‘압도적인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모든 그룹사가 각자의 영역에서 일류의 경쟁력을 갖추고 적극적인 소통과 협업으로 그룹의 글로벌과 자본시장 역량도 선진 금융사 수준으로 끌어 올리자”고 강조했다.

■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경력 및 약력

1984년 신한은행 입행

1998년 6월~2000년 12월 신한은행 경기도 성남시 미금동지점 지점장

2000년 12월~2002년 8월 신한은행 서울 세종로지점 지점장

2002년 8월~2004년 1월 신한은행 인사부장

2004년 1월~2006년 3월 신한은행 기획부장

2006년 3월~2007년 신한은행 강남종합금융센터 센터장

2007년~2009년 신한은행 뉴욕지점장

2009년~2010년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 전무

2010년~2011년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 전무

2011년~2013년 신한은행 리테일 부문 겸 영업추진그룹 담당부행장

2013년~2015년 2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2015년 3월~2017년 3월 신한은행장

2017년 3월~현재 신한금융지주 회장

■ 경영비전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

■ 한줄 어록

“고객을 중심으로 그룹사의 자원과 역량을 하나로 연결하고 융합하는 ‘원신한’ 전략은 지주회사 체제의 존재 이유”

-2018년 취임 후 첫 신년사에서 ‘원신한’ 전략을 강조했다.

“뼈를 깎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 매사 고객의 피해가 없을지 면밀히 따지고 고객 퍼스트 자세로 보답하겠다”

-2020년 정기주주총회에서 라임자산운용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언급하며 사태 수습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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