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블랙박스' 10대중 7대 불량..코레일 책임 규명 못해 유족 '분통'
열차 전방카메라 불량률 2021년 71% 달해
올 들어 9월까지 철길건널목 사고 12건, 사상자 8명
무인 건널목 CCTV 설치된 곳은 46곳뿐, 설치율 7% 미만
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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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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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최경환 기자] 무인 철길 건널목에 CCTV가 없어 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블랙박스와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차의 전방 카메라도 10대 중 7대가 불량이었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경기 평택갑)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철길건널목에서 발생한 사고는 12건으로 총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철길건널목에서 발생한 사고는 대부분 중대사고로 이어졌다.
최근 5년간 철길건널목에서 발생한 사고를 분석한 결과 사망사고는 대부분 안전관리원이 배치되지 않은 무인 건널목에서 발생했다. 전체 808곳의 철길건널목 중 667곳(87.6%)이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CCTV가 설치된 곳은 46곳뿐으로 설치율은 7%가 채 되지 않았다. CCTV 설치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경북 영천의 한 무인 철길건널목에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중대사고에도 사고 원인과 경위를 파악할 영상기록물이 전혀 확보되지 않았다. 유족 측이 철도공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답답함을 토로한 바 있다.
홍기원 의원실에서 확인한 결과 사고 열차 전방에 설치돼 있던 카메라는 고장 시점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랜 기간 미작동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 사고에 비교하자면 블랙박스가 고장 난 것과 마찬가지다.
열차 전방카메라는 안전관리와 사고 재발방지 대책으로 설치‧관리가 의무화됐지만 불량률이 2020년 56.8%, 2021년 71%에 달했다. 게다가 열차의 운행 상황을 반드시 기록해야 할 전방카메라의 점검주기는 연 2회에 그쳐 허술한 관리‧점검 실태가 그대로 드러났다.
홍기원 의원은“사고 방지를 위해 무인 철길건널목 CCTV설치를 제도화하고, 열차 전방카메라에 대한 점검 기준을 새롭게 마련하는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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