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증권·보험사 매물 가뭄에 롯데카드 ‘눈독’..“비은행 순익 열세 극복”

MBK파트너스, 3년만에 롯데카드 매각 나서
우리은행, 컨소시엄 참여로 지분 20% 확보
미래 매각 위한 장기 포석 분석..현실화 가능성↑
증권·보험사 매물 가뭄..롯데카드 인수 전략 수정할까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4.06 11:44 | 최종 수정 2022.04.06 14:50 의견 0

롯데카드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을 논의 중이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KT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자료=우리금융그룹]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드업계 5위 롯데카드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유력한 잠재적 매수자로 우리금융그룹이 거론된다. 완전민영화 이후 비은행 부문 강화 의지가 확고하지만 적합한 증권사 매물을 찾지 못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롯데카드 인수가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을 논의 중이다. 지난 2019년 5월 롯데카드를 인수한 지 3년여 만이다.

업계에서는 유력한 인수 후보로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KT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우리금융의 행보가 특히 주목된다. 우리금융 자회사인 우리은행가 2019년 롯데카드 인수·합병 당시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지분 투자로 참여한 바 있어서다.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롯데카드 인수에 성공하면서 우리은행은 롯데카드의 지분 20%를 확보했고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당시 우리은행의 롯데카드 인수 참전이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장기 포석으로 풀이됐던 만큼 이번에는 직접 인수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시 우리금융은 지주사체제 전환 직후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며 위험자산이 많은 카드사를 직접 인수하는 데 부담이 컸었다. 하지만 지난해 내부등급법 도입이 완료되면서 자본비율이 크게 개선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내부등급법 도입으로 최소 2조원의 추가 출자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말 완전민영화 이후 비은행 부문 강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점도 롯데카드 인수 참전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비은행 계열사를 확보하며 과거 종합금융그룹 재건에 힘쓰고 있다. 이 결과 우리자산운용(옛 동양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옛 ABL글로벌 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옛 국제자산신탁), 우리금융캐피탈(옛 아주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옛 아주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그럼에도 금융지주의 비은행 핵심 계열사인 보험사와 증권사가 빠져 있어 한계로 지적됐다. 비은행 핵심 계열사의 부재는 당장 타 금융지주와의 실적 경쟁에서 약점으로 작용했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순익 비중은 17.2%에 불과하지만 KB금융·신한금융은 40%가 넘는다.

우리금융도 완전민영화 달성 후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시장에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드업계 5위인 롯데카드 재매각이 추진되고 있으니 우리금융이 눈독을 들일 이유는 충분하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2415억원을 거뒀는데 전년대비 84.6%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신용판매 취급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10.3%로 5위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 9.2%를 기록한 우리카드와 합병하면 19.5%로 단숨에 업계 2위로 올라선다.

다만 롯데카드 인수와 관련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롯데카드 인수는 특별히 검토한 바 없다”면서 “지난번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도 투자 개념이지 인수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