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후 첫발..한화 금융계열사와 '디지털 동맹', M&A 시동

우리WON뱅킹에 한화증권 주식매매서비스 출시 등 협력
10일 완전민영화..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과제
“증권·보험사 M&A 전략 계속 추진”

윤성균 기자 승인 2021.12.13 11:28 의견 0
우리금융그룹 사옥과 손태승 회장 [자료=우리금융그룹]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완전 민영화' 후 첫 행보로 한화 금융계열사와의 디지털동맹 소식을 전했다. 당장 증권·보험계열사 인수가 어려운 우리금융은 한화 금융계열사와의 협력을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인수·합병(M&A)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핵심계열사인 우리은행이 최근 한화 금융계열 3사와 ‘디지털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공동으로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하고 다자간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공동 마케팅과 증권 제휴 서비스, 공동 상품 개발 및 투자에 협력하기로 했다.

첫 공동 사업으로 우리은행 모바일뱅킹앱 ‘우리WON뱅킹’에 한화투자증권의 주식투자서비스를 탑재해 국내외 상장주식 매매서비스가 제공한다.

또 한화투자증권과 베트남 법인인 파인트리증권과는 글로벌 협력을, 한화생명과는 신규 보험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공동 마케팅을, 한화자산운용과 제휴를 통한 연금상품 개발 및 공동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한화증권의 주식매매 서비스는 전산 개발이 구축되는 대로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라면서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보험 상품 판매)같은 경우에는 대면으로 해야겠지만 연금 저축 상품은 비대면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지난 1일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행되는 등 급속도로 진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금융사 간 적극적인 연대를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한화 금융계열사와 금융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국내외 디지털금융을 선도하는 등 지속적인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한화 금융계열 3사의 협력은 지난 10일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 이후 첫 행보라는 점에도 주목 받는다.

업계는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 이후 첫 과제로 증권·보험사 M&A를 꼽았다. 국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금융만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기 때문이다.

비은행 핵심 계열사의 부재는 당장 타 금융지주와의 실적 경쟁에서 약점으로 작용했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순익 비중은 10%대에 불과하지만 KB금융·신한금융은 40%가 넘는다.

우리금융도 완전 민영화 이후 최우선 목표가 증권사 인수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 마땅한 매물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보험업도 성장세 둔화로 당장은 매력적인 매물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화 금융 계열사들과 협력은 증권·보험사 확보 이전에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는 묘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에는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고 한화금융에는 은행이 없어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금융 측은 이번 제휴가 민영화와 향후 추진될 예정인 증권·보험사 M&A와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우리금융 민영화와는 별개로 예전부터 기획했던 것”이라며 “민영화 이후 비은행 계열사 M&A 추진을 위해 계속 적당한 매물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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