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체제’로 새판 짜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회장·은행장·사장 ‘원팀’ 구성

차기 은행장에 이원덕 부사장 내정..손태승 회장 측근
회장·행장 이원화 체제에서 원팀 전환..시너지 창출 기대
지주사 내 사장직제 첫 도입..계열사간 결집·소통 역할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2.08 10:58 | 최종 수정 2022.02.08 11:20 의견 0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전상욱 우리금융 사장 내정자, 박화재 우리금융 사장 내정자,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 [자료=우리금융그룹]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손태승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원덕 수석부사장을 차기 우리은행장에 내정하면서 지주-은행의 ‘원팀’ 체제를 강화했다.

지주 내 사장직제를 도입하고 은행장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박화재·전상욱 후보를 앉힌 것도 지배구조를 단단히 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전날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이원덕 수석부사장을 우리은행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이 내정자는 우리은행 글로벌전략부장, 미래전략단장, 경영기획그룹장 등을 역임한 전략가로 손 회장의 핵심 참모 역할을 했다.

특히 손 회장이 우리은행장을 역임하던 시절 미래전략단장과 경영기획그룹장을 맡아 민영화와 지주사 전환을 진두지휘했고 지주 출범 초기 기반을 다졌다.

지주 회장직과 우리은행장이 분리된 이후에는 지주 전략부문 부사장으로 옮겨 손 회장과 가까이서 손발을 맞췄다. 이 내정자가 손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로도 활약하면서 그룹 내 2인자로 등극하게 된 것도 바로 이 시기부터다.

이는 통상 은행장을 지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다른 금융지주와는 확실히 차별된다. 이 내정자가 일찌감치 유력한 차기 행장 후보로 지목된 이유다.

우리금융 자추위 관계자는 “이원덕 후보는 그룹 내 주요 핵심업무를 담당하면서 그룹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하고 있으며 향후 플랫폼 경쟁력이 핵심 경쟁요소가 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룹 디지털혁신소위원회 의장으로서의 경험 등이 높이 평가됐다”고 밝혔다.

특히 자추위는 이번 인사에서 지주와 핵심계열사인 은행 간 원활한 소통과 시너지 창출 가능성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주 출범 직후 회장-행장 겸직 체제를 유지하면서 조직 안정을 꾀했지만 1년 뒤 분리되면서 지금의 ‘이원화’ 체제로 전환됐다.

이에 자추위 측은 “그룹의 숙원이었던 완전민영화 이후 조직 쇄신을 통해 조직의 활력과 역동성을 제고하고 동시에 안정적인 조직운영을 바탕으로 은행의 미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이번 결과를 발표했다”며 속내를 내비쳤다.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지주 내 사장직제 도입을 결정한 것도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전까지 회장에 이어 지주 내 2인자는 수석부사장이었다. 이번에 신설되는 사장직은 수석부사장보다는 한 단계 높은 직급에 해당한다. 기존의 회장-부사장 체제에서 회장-사장-부사장 체제로 바뀌는 것이다.

다만 다른 금융지주에서 도입한 부회장직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직급이 낮다. 이는 행장과의 서열 체계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통상 지주 부회장직은 은행장보다 서열이 높은 반면 사장은 은행장과 대등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으로 이해된다.

신임 사장에 이 내정자와 경합을 벌였던 박화재 우리은행 집행부행장과 전상욱 집행부행장보를 앉힌 것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는다. 경쟁에서 밀린 후보를 지주 사장에 앉혀 은행을 비롯한 계열사 간 결집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중책을 맡긴 것이다.

자추위 측은 “완전민영화 이후 적극적 사업포트폴리오 확장 추진, 그룹 핵심성장부문 강화 및 전 자회사간 적극적 결집과 원활한 소통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지주사 내 사장직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주 내 사장의 역할과 구체적인 업무 범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두 사장의 업무 분장, 사장직 신설과 선임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지주사 임원 선임 절차 등을 거쳐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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