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민영화’ 우리금융, 권광석 행장 연임 선택 갈림길..자추위 본격 가동

유진PE·푸본생명 추천 사외이사 신규 영입
사장단 인사권 거머쥔 자추위 새 진용 갖춰
우리은행장 등 8명 임기만료..후보 선정 돌입
권광석 행장, 실적 좋지만 완전민영화 변수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1.27 10:25 | 최종 수정 2022.01.27 15:53 의견 0
지난 21일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2022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발표하고 있다. [자료=우리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새 과점주주의 사외이사를 영입하며 이사회 진용을 새로 꾸린다. 새 이사회 멤버로 꾸려지는 자회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에서 오는 3월 임기만료를 앞둔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연임을 놓고 어떤 선택을 할지 이목이 쏠린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날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새 사외이사 후보자 2명의 선임을 확정한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신요환 전 신영증권 대표와 윤인섭 전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각각 새 과점주주인 유진PE와 현 과점주주인 푸본생명에서 추천한 인사다.

이로써 우리금융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6명, 비상임이사 1명 등 9명의 진용을 갖추게 된다.

우리금융은 이날 이사회도 함께 열어 이사회 내 위원회를 새로 구성할 예정이다. 이 중 관심을 끄는 것은 자회사 대표이사 인사권을 거머쥔 자추위이다.

자추위는 위원장인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다.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자회사 CEO가 8명으로 많은 만큼 곧장 후보자 선정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CEO가 임기 종료를 앞둔 자회사는 ▲우리은행 ▲우리종합금융 ▲우리자산신탁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자산운용 ▲우리에프아이에스(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 8곳이다.

업계 최대 관심사는 권광석 행장의 재연임 여부다. 지난 2020년 취임한 권 행장은 지난해 임기가 1년 연장 돼 총 2년의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보통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기본 2년에 연임 시 1년이 추가되는 형태임을 감안하면 권 행장의 ‘1+1년’ 임기는 이례적인 경우다.

이는 권 행장 취임 당시 우리은행이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으로 위기 상태였던 것과 연관이 있다.

당시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현 자추위)는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로 있었던 권 행장을 다시 우리은행으로 불러들이면서 이례적으로 1년의 짧은 임기를 부여했다. 무너진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 재정비에 집중하라는 취지에서 였다.

지난해 초 연임을 확정하면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통상 은행장 임기가 3년이 보장되는 만큼 그간 조직 안정을 꽤한 권 행장에 2년의 임기가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1년 연장에 그쳤다. 표면적으로는 실적 부진이 이유였다.

당시 자추위는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취임 후 코로나19 사태 등 어려운 대내외 금융환경 속에서도 조직 안정과 내실을 기했다”면서도 “작년의 경영성과가 부진한 상황 하에서 올해의 경영성과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권광석 은행장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해 경영성과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종후보로 추천했다”고 이례적으로 밝혔다.

권 행장은 지난 1년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자추위의 요구에 부응한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분기까지 전년대비 71.4% 늘어난 1조9860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이어 업계 3위에 해당한다.

4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증권가에서는 은행부문에서의 양호한 이자익 달성을 근거로 우리금융이 4분기에 시장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금융 수익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는다.

우리은행의 호실적은 권 행장이 강조한 고객 중심 영업 전략이 최근 소비자 보호 기조와 잘 맞아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권 행장은 최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고객 중심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과감하게 전환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금융권에서는 조직 안정화와 호실적을 이끈 권 행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지만 우리금융의 완전민영화와 이사회 변화가 최대 변수다.

새롭게 꾸려진 사외이사진이 완전민영화를 계기로 계열사의 인사혁신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말연초 전체 금융권의 CEO 인사 분위기가 조직안정에서 세대교체로 기울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앞서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임기만료 계열사 CEO 18명 중 10명을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KB국민은행장도 4년 만에 세대교체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자추위는 우리은행장 인사에서 예측불허의 선택을 했었다”면서 “이번에도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