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소비 생태계 조성나선 은행들..친환경 금융상품 봇물

시중은행들, 환경부와 ‘녹색소비-ESG 얼라이언스’ 협약 체결
“녹색소비·생산 선순환 위애 금융사로서의 역할 수행할 것”
친환경 실천 시 우대금리 제공..친환경 금융상품 출시 잇따라
ESG금융상품, 금융소비자의 ESG에 대한 관심·행동 이끌어 낸다

윤성균 기자 승인 2021.12.09 11:31 의견 0
8일 서울시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녹색소비-ESG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한정애 환경부 장관 및 참여단체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KB국민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은행권에 ‘녹색소비’ 바람이 불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탄소중립 등 녹색금융을 선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친환경 활동 참여를 유도하고 있어서다.

친환경 투자 확대와 녹색금융 확산 위해 금융소비자의 참여가 필수적인 만큼 친화경 특화 상품의 라인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은 전날 환경부와 ‘녹색소비-환경·사회·지배구조(ESG) 얼라이언스’ 협약을 맺었다. 녹색소비-ESG 얼라이언스는 탄소중립과 녹색 전환에 기업들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동참할 수 있도록 녹색소비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소비자단체·유통사·금융사 22곳이 환경부와 협약을 맺었고 은행권에서는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이 참여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협약식을 계기로 탄소중립과 녹색소비 활성화를 위한 역할을 성실히 이행해 나갈 예정이다”며 “친환경 우수기업을 위한 금융지원과 인센티브 발굴에도 적극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녹색소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녹색소비 관련 환경부의 정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이번 업무협약에 참여했다”며 “앞으로 환경표지 중심의 녹색소비·생산 선순환을 위해 금융사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일찌감치 친환경 사업과 연계한 금융상품들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친환경 실천 시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가입자 당 기부금을 조성해 친환경 사회공헌사업을 지원하는 형태다.

국민은행의 ‘KB맑은하늘적금’과 ‘KB맑은바다적금’이 대표적이다.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고 대중교통 이용 미션을 달성하면 최고 연 1.0%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국민은행은 적금 한 좌당 1000원의 기부금을 조성해 도시숲 조성과 해양 정화 활동에 사용한다.

KB맑은하늘·바다적금을 보유하고 있으면 ‘KB그린웨이브 1.5℃ 정기예금’ 가입 시 패키지로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협약을 맺은 날 ‘아름다운 용기 예·적금’을 내놨다. 아름다운 용기 적금은 다회용기 실천을 서약하고 실천 사진을 공유하면 각 0.5%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아름다운 용기 정기예금은 아름다운 용기 적금에 가입했거나 1회용컵 보증금 제도 실천을 서약하면 연 0.15%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누적 걸음 수에 따라 금리를 우대해주는 ‘도전 365적금’을, 농협은행은 온실가스 줄이기 실천을 우대금리 조건으로 내건 ‘NH 내가그린(Green)초록세상 예·적금’ 등을 판매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친환경 금융상품은 고객이 일상적인 금융 거래를 하면서 은행의 자금운용과 기업의 경영활동이 친환경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라면서 “녹색금융 생태계 조성에 고객 참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ESG금융상품 개발과 판매에 집중하면서 판매액도 크게 느는 추세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발간한 ‘2021 한국 ESG금융백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ESG금융 규모는 531조원에 달한다. 이중 ESG예·적금의 규모는 39조3600억원을 차지한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측은 “ESG금융상품의 개발 및 판매는 가입자의 ESG에 대한 관심과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기능을 가진다”면서도 “모호한 기준 하에서는 ‘ESG워싱’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커 ESG금융상품에 대한 소비자 및 사회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정의와 기준을 조속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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