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보험료 2배 올렸지만"..장기요양보험 '고갈 위기' 직면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9.06 15:53 의견 0
장기요양보험료 부담 증가 현황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장기요양보험이 잇단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고갈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21년 장기요양보험 이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장기요양보험이 지난 4년간 보험료를 2배 이상 올렸는데도 누적 적립금이 4.4개월치에서 0.98개월치로 줄어들어 고갈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장기요양보험료율은 2017년 건강보험료의 6.55%에서 4년 새 11.52%로 올라 75.9%라는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최근 4년간 12.1% 오른 건강보험료율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특히 직장가입자 1인당 월평균 장기요양보험료는 2017년 1만3958원에서 올해 2만9022원으로 107.9% 급증했다.

경총은 장기요양보험 지출이 급증한 핵심 원인이 수혜 대상 확대·본인 부담 경감 등 보장성 강화와 최저임금 인상 등 제도적 요인이라는 주장이다.

최근 3년(2018~2020년)간 보험 수급자 수가 39.4% 증가했고 본인 부담 경감자 수도 161.8% 대폭 늘어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보험료 고율 인상으로 보험 수입이 늘었지만 장기요양보험 누적 적립금은 2017년 1조9799억원에서 지난해 7662억원으로 61.3% 줄었다.

이에 당해연도 적립금이 지출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하는 적립 배율도 0.37배에서 0.08배로 떨어져 장기요양보험이 재정 고갈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다.

경총은 장기요양보험료율의 안정적 관리와 지출 효율화, 국고지원 확대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요양 서비스의 질과 이용량에 따른 가격 차등화 및 보험 적용 대상과 본인 부담 경감제도 재검토 등이 필요하다"며 "고령화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분담 차원에서 예상 수입액의 20%로 규정된 정부지원금을 30%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이형준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장기요양보험 재정 고갈은 이전부터 예견됐지만 보험료 고율 인상으로 가입자 부담만 늘려온 것 외에는 정부 대책은 없었다"며 "강도 높은 지출 효율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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