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구매 필수조건 ‘인내심’..반도체 대란에 끝없는 현대차 출고대기

오수진 기자 승인 2021.06.04 11:21 의견 0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 [자료=현대자동차]

[한국정경신문=오수진 기자] 현대자동차 신차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에게 ‘인내심’이 필수 덕목이 됐다. 전세계가 반도체 공급난을 겪고 있어 출고 대기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차종에 따라 최대 내후년까지도 차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출고 대기가 짧다고 꼽히는 차종은 i30, 코나, 신형 투싼 SUV다. 이 모델들도 4~5개월 기다려야 한다.

i30 세단으로 판매하는 아반떼는 대기 기간이 2개월에서 현재 8~9개월까지 늘어났다. 스타리아는 5~6개월, 투싼 N라인은 10~11개월 등이다.

고객들은 “새 차를 사려는 사람은 기존 차량이 오래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다릴 만큼 인내심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새차를 받는 시점에 그 모델은 오래된 차가 될 것” 등 불만을 쏟아냈다.

현대자동차는 “가장 오래 전에 예약한 고객에게 판매 우선순위에 두도록 노력할 것이나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공지 사항을 통해 “늘어난 대기 기간도 변경될 수 있다”며 일부 모델 구매주문 중단을 요청했다.

친환경 전기차가 뜨고 있어 구매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까지 닥쳤다. 아이오닉5를 구매하기 위해 대리점에 찾은 A씨는 직원에게 최대 2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아이오닉5는 생산 초기부터 구동모터의 납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차질을 빚었다. 구동모터를 생산하는 현대모비스의 설비 문제로 지난 4월 7~14일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여기에 반도체 수급난까지 겹친 것이다.

A씨는 “지금 당장 전기차를 사더라도 충전 인프라가 없어 구매가 망설여졌다”며 “그런데 2년이나 기다려야 하니 전기차 구매는 당분간 생각하지 않고 하이브리드 쪽으로 알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다른 친환경차로 변경하면 할인혜택을 주는 카드까지 꺼냈다. 아이오닉5 대신 넥쏘를 구매하면 100만원을 할인해 주는 것이다. 단 2월28일 이전 아이오닉5를 계약해 3개월 이상 대기한 고객에 한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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