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오수진 기자] 국내 완성차 5곳이 여전히 반도체 리스크를 떨치지 못했다. 지난 4월에 이어 지난달 내수판매도 여전히 부진하다. 특히 지난달은 업계가 ‘보릿고개’가 될 것으로 우려했던 달이다. 그 우려는 실적으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 르노삼성 등 완성차 5곳의 지난 달 내수 판매는 12만4000대로 전년 대비 15.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부족이 심화된 탓이다.
현대차는 지난 달 동안 국내 시장에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4% 감소한 6만2056대를 판매했다. 전월 대비해서는 11.6%가 줄었다.
지난 한 달 동안 현대차는 아반떼·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과 수소 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을 중단한 바 있다.
차종별로는 세단 그랜저 7802대, 아반떼 6697대, 쏘나타 5131대 등 총 1만 9723대가 팔렸다.
RV(레저용 자동차)는 팰리세이드 5040대, 싼타페 3479대, 투싼 2988대 등 총 1만 5981대를 기록했다. 포터는 6930대, 스타리아는 3232대, 중대형 버스와 트럭은 2815대가 판매됐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 5584대, GV70 4336대, GV80 1531대 등 총 1만 3031대가 팔렸다.
기아는 국내 시장에서 4만 7901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6.4%, 전월 대비 6.3% 감소했다.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은 카니발(7219대)이다. 승용 모델은 K5 6034대, K8 5565대, 레이 3608대, K3 3147대 등 총 2만 2077대가 판매됐다.
상용 모델은 봉고Ⅲ가 4586대 팔리는 등 버스와 트럭을 합쳐 총 4727대가 판매됐다.
외국계는 더 심한 타격을 받았다. 르노삼성의 국내시장 판매는 전년동월 대비 56.2% 하락한 4635대를 기록했다. 전월대비 15.2%가 감소했다. 한국GM은 전년동월대비 23.3%, 전월대비 16.0% 감소한 4597대를 기록했다.
쌍용자동차도 전년 동월 대비 내수 판매가 감소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회복세를 나타냈다. 지난 달 4956대를 판매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 34.6% 감소했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49.4% 증가했다.
반도체 수급난에 대한 전망은 두 가지로 나뉜다. 생산 차질이 5월을 중심으로 점차 나아진다는 것과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반도체 수급난 해결이 가능하단 관측은 전세계가 반도체 수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나서는가 하면 예상된 악재들이 지난 달 모두 반영됐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유진투자증권에서는 반도체 수급난 해소 시점이 단기로는 2021년 3분기, 중장기로는 2022년 하반기로 내다봤다. 르네사스, TSMC 등 반도체 기업들이 이달 반도체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재일 연구원은 “글로벌 완성차의 생산 전망은 2분기 심각한 차질 후 3분기 회복, 4분기 부족분을 만회하는 증산 흐름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팻 겔싱거(Pat Gelsinger) 인텔 CEO는 ‘급한 불 끄기’ 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공급이 증가하더라도 수요 증가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불균형이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자동차 업계는 장기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가트너(Gartner)도 반도체 수급난이 3분기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보았다.
반도체 수급난의 원인이 반도체 공급망 전 영역에 걸쳐있다는 점에서 단기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 기판 부족 현상의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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