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카드 전쟁 서막'...빅테크와 경쟁서 '오프라인' 힘주는 카드사들

"상대적 우위에 있는 오프라인 역량 활용해야"
현대·하나카드 등 차별화한 '실물카드' 속속 선봬
업계 "오프라인 실적 규모 여전히 월등...차별화 꾀해야"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2.26 13:44 의견 0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실물 카드 [자료=여신금융협회]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카드사들이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서 '실물 카드'를 무기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김진혁 마스터카드 데이터앤서비스 상무는 전날 열린 '제9회 여신금융포럼'에서 "카드사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오프라인 역량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소비가 가속화된 상황에서 아직까지 '온라인'에서는 빅테크 플랫폼이 비교적 경쟁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카드사들은 카드 상품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키거나 디자인 또는 재질 차별화로 본연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드사들도 최근 들어 실물 카드에 차별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카드사의 전유물인 '실물카드'가 포스트코로나시대를 기점으로 소외될 거란 예상을 뒤엎고 선전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현대카드는 실물카드를 이용한 디자인 마케팅으로 특히 주목 받고 있다.

배민현대카드는 배달앱 플랫폼인 '배달의민족' 특성에 맞게 각종 음식을 디자인으로 녹여낸 것이 큰 특징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최근 출시 카드 중 배민현대카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외에도 스타벅스, 대한항공, 이베이코리아 등 다양한 오프라인 업종과 손잡고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PLCC(상업자표시카드) 상품을 내놓았다.

이 같은 이색 디자인 마케팅은 고객 유치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카드의 개인회원 수는 2018년 773만명에서 지난해 9월 기준 907만명으로 늘었다.

롯데카드도 최근 '롤라카드'를 출시하고, 1980년대 롯데 껌 '쥬시 후레쉬', '후레쉬 민트', '스피아민트' 등의 디자인을 카드 전면에 입혔다.

하나카드는 최근 1장의 실물카드를 발급 받으면 여러 카드의 혜택을 이용할 수 있는 대표 디지털 상품 'MULTI(멀티)'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 상품의 주요 타깃 업종은 ▲간편(Pay)결제와 딜리버리(배달) ▲대중교통, 통신, 주유 등 업종 등 소비자 사용이 급성장하고 있는 업종이다. 실물카드에 다양한 온·오프라인 혜택이 담긴 만큼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디자인으로 선두를 달리는 현대카드 외에도 각 사마다 실물카드 디자인을 차별화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상품의 정체성과 독창적인 매력을 한 눈에 느낄 수 있는 카드가 아무래도 더 팔릴 수밖에 없고 온라인 플랫폼 강세에 대응하는 경쟁력으로 떠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소비가 위축되고 있지만, 여전히 온라인 보다 훨씬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어, 실물카드를 비롯한 오프라인 전략 강화가 더욱이 필수라는 주장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승인실적은 40조7466억원이다.

이 중 오프라인 결제액은 30조7151억원으로, 온라인 결제액(10조316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도 온라인 결제 비중은 오프라인의 약 30% 수준이다"며 "코로나를 의식해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확장에 있어 소극적이기보단 탄탄한 혜택을 보장하는 서비스를 개발해나가는 것이 소비자 편의를 돕는 핵심 열쇠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혁 상무는 "카드사가 모든 것을 디지털로 제공하는 전략은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다"며 "고객과 오프라인 가맹점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찾아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다면,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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