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회장 임기만료 D-1..피로감 호소한 이동걸 회장, 연임될까 유임될까

조승예 기자 승인 2020.09.09 14:09 의견 0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자료=KDB산업은행)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임기만료를 하루 앞두고 향후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하마평이 나오지 않아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말까지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10일자로 3년 임기가 종료된다. 이 회장의 뒤를 이을 후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연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유동성 지원에 산은의 역할이 중요한 데다 기업들 구조조정 작업의 연속성을 위해 이 회장에게 중책을 한 번 더 맡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2017년 9월 취임 이후 금호타이어, 성동해양조선, STX조선해양 등 굵직한 기업의 구조조정 작업을 원활하게 처리했다. 한국GM의 한국 시장 철수도 막았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작업은 미완의 과제로 남은 상태다. 이 회장은 20년 가까이 끌어온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가시화시키는데 성공했지만 작업 속도가 생각보다 지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관건인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심사가 길어지면서 연말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자동차 문제도 산은이 주시하는 현안이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쌍용차 투자를 접은 가운데 쌍용차가 새로운 투자자 찾기에 나섰으나 현재로선 여의치 않다.

특히 약 10개월을 끌어온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채권단의 관리체제로 넘어와 아시아나 경영정상화 작업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회장이 연임되지 않더라도 코로나19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산적한 현안 처리를 위해 연말까지 유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회장 선임 절차가 따로 없기 때문에 임원추천위원회나 별도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면 된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1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충분히 피곤하다" "스트레스 받는다" 등의 말을 하며 회장직에 미련이 없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는 "9월 초까지 미련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어진 일에만 전념해도 시간이 부족하고 충분히 스트레스 받는다. 더 이상의 미련도 없고 그 다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이 연임하게 되면 산은은 26년 만에 연임 수장을 갖게 된다. 산은에서는 1950년대 구용서 초대 총재와 1970년대 김원기 총재가 각각 한차례 연임 사례가 있었다. 1990∼1994년 이형구 총재도 연임한 이후 현재까지 연임한 산은 회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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